롯데그룹, 유통·화학 투트랙…올해 12兆 투자 '사상 최대'

새 성장동력 찾는 기업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왼쪽 세 번째)이 작년 12월 7일 인도네시아 유화단지 기공식에서 기념행사를 하고 있다. /롯데 제공
롯데그룹은 지난달 23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2019 상반기 롯데 VCM(value creation meeting)’을 열었다. 각 계열사 대표를 비롯한 주요 임원이 모여 올해 전망, 중점 과제, 미래 사업환경 변화 및 대응방향, 지속가능 성장 등을 주제로 전략을 논의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이 자리에서 ‘미래성장을 위한 투자’를 화두로 제시했다. 신 회장은 도덕경에 나오는 ‘대상무형(大象無形)’을 언급하며 “기업이 맞게 될 미래 변화는 그 형태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무한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생존을 위해서는 미래에 대한 예측과 상황별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며 “롯데 역시 기존의 틀과 형태를 무너뜨릴 정도의 혁신을 이뤄 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그는 “최근 투자 시기를 고민하다 타이밍을 놓치거나 일시적인 투자만 하는 등 소극적인 경향이 생겼다”며 “잘하고 있는 사업도 선제적이고 지속적인 투자를 해야 하며 투자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신 회장의 뜻에 따라 롯데는 올해 사상 최대인 약 12조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국내 유화사를 인수했던 2016년 투자액 11조2000억원을 넘어선다. 롯데는 올해를 포함해 향후 5년간 국내외에서 50조원 규모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채용도 늘리기로 했다. 5년간 7만 명을 고용하기로 했다. 올해에만 1만3000명 이상을 채용할 계획이다. 이후 매년 채용 규모를 늘려 2023년까지 7만 명 채용을 달성하기로 했다.

롯데는 그룹의 두 축인 유통 부문과 화학 부문을 중심으로 2023년까지 사업부별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데 지속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유통 부문에서는 온라인 역량 강화에 집중 투자한다. 화학은 국내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미국 등 해외에서 에틸렌 등 대규모 설비 증설을 추진한다.이를 위해 롯데는 사업구조, 업무방식 등을 완전히 새롭게 바꾸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신 회장은 올초 신년사를 통해 “불확실성의 시대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기존 사업구조와 업무방식을 완전히 새롭게 혁신하는 비즈니스 전환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실행 방안으론 △전략 재수립 및 실행계획 구체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기반한 비즈니스 혁신 △빠른 실패를 독려하는 조직문화를 강조했다.

롯데는 현재의 전략을 재검토하고 고객과 가치에 대한 재정의를 통해 지속 성장을 이뤄나갈 수 있도록 사업부문별 전략 및 실행계획을 세워나갈 예정이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미래성장이 가능한 분야에 집중할 방침이다. 해외 사업도 기존 아시아 시장뿐 아니라 유럽, 미국 등 선진국 시장으로의 진출을 추진한다. 시장별 철저한 분석을 통해 전략을 수립하기로 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