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1주앞]②재선가도 트럼프의 '하노이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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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언론 '고위험·고수익 도박' 표현…北 비핵화 견인할 상응조치 '깜짝카드' 주목
'거래의 달인' 자임 속 김정은 결단 이끌지 주목…성패에 재집권-정치입지 영향
즉흥적 스타일로 '트럼프 리스크'도 우려…주한미군 철수 관련 '돌발상황' 관측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7∼28일 하노이 베트남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두 번째 핵 담판에 나선다.북미 정상 간 첫 대좌로, '세기의 담판'으로 불린 지난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있고 나서 8개월 만이다.
이번 2차 북미 정상회담은 재집권 플랜 가동에 이미 들어간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그 자체로 1차 때에 못지않게 정치적 명운이 걸린 승부수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언론들은 이를 두고 '고위험·고수익(high risk· high return) 도박'이라고 표현해 왔다.1차 회담 이후 비핵화 협상이 이렇다 할 진척을 보지 못하면서 북한의 진정성에 대한 회의론이 미 행정부 내에서조차 고개를 드는 가운데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줄기차게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희망해 왔다.
북핵 문제에 대한 '최고의 해결사', '거래의 달인'을 자임, 자신만이 김 위원장을 설득할 수 있다며 또 한 번 승부를 건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이번 두 번째 '톱다운 담판'에서 김 위원장으로부터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의미 있는 성과를 견인, 지도자 대 지도자 간 '통 큰 결단'을 주고받는 '빅딜'을 성사시켜야 하는 중대한 시험대에 서게 됐다.적대국에서 동반자 관계로 탈바꿈한 베트남을 무대로 써내려질 '하노이 선언'에서 지난해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합의 조항별 구체적 이행조치들을 담아내는 데 성공하느냐에 따라 한반도 정세도 또 다시 큰 굽이를 맞게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언론과 조야에서 자신의 대북 성과에 제대로 점수를 주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하며 이번 2차 회담에 대해서도 "매우 성공적일 것"이라며 낙관론을 피력하고 있다.
또한 "김 위원장과 사랑에 빠졌다"고 말할 정도로 '매우 좋은 관계'를 과시하며 '친서 외교' 등을 통해 직접 소통의 끈을 이어가는 등 '남다른 케미'를 과시해왔다.최대 관전포인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상대로 어떤 '협상 패키지'를 풀어놓을지다.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프로세스'의 전체 로드맵 속에서 김 위원장이 내놓을 비핵화 카드들과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다.
북한이 '1순위'로 원하는 제재완화를 비롯, 종전선언과 종전선언을 입구로 하는 평화협정 체결 논의 등을 골자로 하는 체제안전 보장, 경제발전 지원을 통한 '밝은 미래 보장' 방안 등이 북한과의 70년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려는 트럼프 대통령이 꺼내놓을 수 있는 대표적 상응 조치들로 꼽힌다.
일단 미국 측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견인하기 위해 한층 전향적인 모드로 나선 모양새다.
북미 협상을 총괄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은 최근 북미가 종전 문제에 대해 많이 논의해왔다면서 체제 안전보장·평화 체제 구축 논의가 북미 정상 간에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신 발로 미국이 불가침 선언, 평화선언 채택을 북측에 제안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지정학적 이점 등을 거론, 경제강국으로서의 잠재력을 강조하며 비핵화시 북한 앞에 펼쳐질 '장밋빛 미래'에 대한 메시지를 지속해서 내보냈다.
북한이 성의 있게 나온다면 미국도 '패키지 상응조치'를 안기며 이에 '화답'할 자세가 충분히 돼 있다는 신호를 연일 발신하는 셈이다.
이와 관련, 북미 실무협상의 미국 측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도 지난달 31일 스탠퍼드 대학에서 "초기 진전을 만들어나갈 많은 조치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며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 김 위원장의 약속을 제대로 이행한다면 미국은 그 대가로 그 이전에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어떤 것도 능가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경우에 따라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카드'가 공개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최대 관전포인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상대로 어떤 '협상 패키지'를 풀어놓을지다.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프로세스'의 전체 로드맵 속에서 김 위원장이 내놓을 비핵화 카드들과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다.
북한이 '1순위'로 원하는 제재완화를 비롯, 종전선언과 종전선언을 입구로 하는 평화협정 체결 논의 등을 골자로 하는 체제안전 보장, 경제발전 지원을 통한 '밝은 미래 보장' 방안 등이 북한과의 70년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려는 트럼프 대통령이 꺼내놓을 수 있는 대표적 상응 조치들로 꼽힌다.
일단 미국 측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견인하기 위해 한층 전향적인 모드로 나선 모양새다.
북미 협상을 총괄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은 최근 북미가 종전 문제에 대해 많이 논의해왔다면서 체제 안전보장·평화 체제 구축 논의가 북미 정상 간에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신 발로 미국이 불가침 선언, 평화선언 채택을 북측에 제안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지정학적 이점 등을 거론, 경제강국으로서의 잠재력을 강조하며 비핵화시 북한 앞에 펼쳐질 '장밋빛 미래'에 대한 메시지를 지속해서 내보냈다.
북한이 성의 있게 나온다면 미국도 '패키지 상응조치'를 안기며 이에 '화답'할 자세가 충분히 돼 있다는 신호를 연일 발신하는 셈이다.
이와 관련, 북미 실무협상의 미국 측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도 지난달 31일 스탠퍼드 대학에서 "초기 진전을 만들어나갈 많은 조치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며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 김 위원장의 약속을 제대로 이행한다면 미국은 그 대가로 그 이전에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어떤 것도 능가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경우에 따라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카드'가 공개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핵 담판에서 '뇌관'인 제재 문제에 대해 어떠한 '답'을 내놓느냐가 최대 관건으로 꼽힌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비핵화에 대해 보다 확실한 '담보'를 얻어낼 때까지는 제재는 유지된다는 기조를 유지해왔으나, 최근 들어 그 눈금을 조금씩 조정하는 전략 변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미국 측이 '동시적·병행적' 기조를 공식화하는 한편, 그 입구의 문턱을 '핵 동결' 등으로 다소 낮추고 단계별로 나눠 비핵화 실행조치와 상응 조치 조합을 배치하는 '단계적 비핵화' 쪽으로 선회하는 흐름인 것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부분적으로나마 '일부 제재완화'라는 나름의 선물을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폼페이이 장관도 최근 "제재완화의 대가로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 우리의 전적인 의도"라며 조건부로나마 제재완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은 의미가 적지 않아 보인다.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언급한 금강산 관광·개성공단 재개와 맞물린 일부 제재완화 카드가 일각에서 부상하는 배경이다.
다만 이 가운데 특히 유엔 제재와 직접 연결되는 개성공단 재개는 이번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간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이뤄진 영변 핵 시설 이외에 '+α'에 해당하는 과감하고 화끈한 추가 비핵화 실행조치에 대해 김 위원장의 결단을 끌어내느냐에 상응 조치의 폭과 범위도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α'로는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 또는 해외반출, '포괄적 핵신고'의 시한 설정, 사찰과 검증의 구체적 범위 및 일정 마련, 영변을 넘어서는 플루토늄 및 우라늄 시설 폐기 등이 꼽힌다.
북한은 그동안 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한 상응 조치로 제재완화를 요구해왔지만, 미국은 제재완화를 위해서는 영변 핵시설 폐기에 더해 '+α'가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맞서 왔다.
특히 '+α'의 최대치를 끌어내느냐 여부는 정상회담의 성패와도 직결되는 문제이다.
미국은 비핵화 실행조치가 충분하기만 하면 얼마든지 그에 맞는 '패키지 상응조치'를 내놓을 수 있다는 '당근'을 꺼내 보이고 있지만,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운신 폭은 그다지 넓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불신의 눈길을 보내며 견제 움직임을 강화하는 가운데 충분한 비핵화 성과 없이 섣불리 '선물'을 안겼다간 받는 것 없이 내주기만 했다는 '양보 프레임'의 덫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이어서다.
트럼프 대통령도 전임 정권들의 '퍼주기' 실패 전철을 밟지 않겠다며 못을 박은 상태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재확인한 '속도조절론'도 이러한 맥락에서 읽힐 수 있는 측면이 있다.
시간에 쫓겨 북한의 페이스에 말린 채 끌려다니기보다는 장기전을 준비해가며 협상의 주도권을 계속 쥐고 나가겠다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기조는 협상 장기화시 자칫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만 사실상 인정해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 측면도 없지 않다.
미국이 최근 들어 '단계적 비핵화'로 궤도를 수정한 것을 두고 '핵 동결'과 ICBM 폐기와 같은 '미국민의 안전'을 목표로 한 잠정조치들로 무게중심을 이동, 기존의 비핵화 목표에서 후퇴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러한 흐름과 무관치 않다.
'단지 (핵·미사일) 실험이 없길 원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15일 발언이 미묘한 파장을 일으킨 것도 그 연상 선에 있다.
앞으로 정상회담까지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스티븐 비건-김혁철 라인'의 실무협상에서 의제들에 대한 이견이 충분히 조율되지 못한 채 '빈칸'으로 남겨질 경우 그 '공'은 두 정상의 직접 담판의 몫으로 넘어가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협상력을 누구 보다 자신하며 호언장담하고 있지만, 반대로 즉흥적 스타일이 오히려 '트럼프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지난 1차 때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과 같은 '폭탄선언'으로 파장을 일으킨 데 이어 이번에는 주한미군 철수·감축 등과 관련된 '돌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조야 일각의 우려가 대표적이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우여곡절 끝에 최근 타결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잉크도 마르기 전에 방위비 인상 압박성 발언에 나서면서 여전히 불안 요인으로 잠복해 있는 상황이다.
북한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 집권 초기부터 이란 문제와 함께 공을 들여온 대표적 외교정책 분야이다.
그만큼 이번 정상회담의 결과는 재집권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향후 정치적 입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 위원장과 '세기의 브로맨스'를 연출하며 한반도 평화 지도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다면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 등 자신을 옥죄는 안팎의 악재를 딛고 재집권의 탄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바라오던 노벨평화상 수상도 한층 가시권 내로 들어올 수 있다.
반대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빈손 핵 담판'이라는 거센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
이는 자칫 정국 주도권을 민주당에 내어주면서 첫 임기 후반기로 들어선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정책 전반에 대한 궤도수정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대북 강경 기조 복원 요구가 미국 내에서 더 강해질 수도 있다.
/연합뉴스
'거래의 달인' 자임 속 김정은 결단 이끌지 주목…성패에 재집권-정치입지 영향
즉흥적 스타일로 '트럼프 리스크'도 우려…주한미군 철수 관련 '돌발상황' 관측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27∼28일 하노이 베트남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두 번째 핵 담판에 나선다.북미 정상 간 첫 대좌로, '세기의 담판'으로 불린 지난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있고 나서 8개월 만이다.
이번 2차 북미 정상회담은 재집권 플랜 가동에 이미 들어간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그 자체로 1차 때에 못지않게 정치적 명운이 걸린 승부수라고 할 수 있다.
미국 언론들은 이를 두고 '고위험·고수익(high risk· high return) 도박'이라고 표현해 왔다.1차 회담 이후 비핵화 협상이 이렇다 할 진척을 보지 못하면서 북한의 진정성에 대한 회의론이 미 행정부 내에서조차 고개를 드는 가운데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줄기차게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희망해 왔다.
북핵 문제에 대한 '최고의 해결사', '거래의 달인'을 자임, 자신만이 김 위원장을 설득할 수 있다며 또 한 번 승부를 건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이번 두 번째 '톱다운 담판'에서 김 위원장으로부터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의미 있는 성과를 견인, 지도자 대 지도자 간 '통 큰 결단'을 주고받는 '빅딜'을 성사시켜야 하는 중대한 시험대에 서게 됐다.적대국에서 동반자 관계로 탈바꿈한 베트남을 무대로 써내려질 '하노이 선언'에서 지난해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합의 조항별 구체적 이행조치들을 담아내는 데 성공하느냐에 따라 한반도 정세도 또 다시 큰 굽이를 맞게 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 언론과 조야에서 자신의 대북 성과에 제대로 점수를 주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하며 이번 2차 회담에 대해서도 "매우 성공적일 것"이라며 낙관론을 피력하고 있다.
또한 "김 위원장과 사랑에 빠졌다"고 말할 정도로 '매우 좋은 관계'를 과시하며 '친서 외교' 등을 통해 직접 소통의 끈을 이어가는 등 '남다른 케미'를 과시해왔다.최대 관전포인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상대로 어떤 '협상 패키지'를 풀어놓을지다.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프로세스'의 전체 로드맵 속에서 김 위원장이 내놓을 비핵화 카드들과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다.
북한이 '1순위'로 원하는 제재완화를 비롯, 종전선언과 종전선언을 입구로 하는 평화협정 체결 논의 등을 골자로 하는 체제안전 보장, 경제발전 지원을 통한 '밝은 미래 보장' 방안 등이 북한과의 70년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려는 트럼프 대통령이 꺼내놓을 수 있는 대표적 상응 조치들로 꼽힌다.
일단 미국 측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견인하기 위해 한층 전향적인 모드로 나선 모양새다.
북미 협상을 총괄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은 최근 북미가 종전 문제에 대해 많이 논의해왔다면서 체제 안전보장·평화 체제 구축 논의가 북미 정상 간에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신 발로 미국이 불가침 선언, 평화선언 채택을 북측에 제안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지정학적 이점 등을 거론, 경제강국으로서의 잠재력을 강조하며 비핵화시 북한 앞에 펼쳐질 '장밋빛 미래'에 대한 메시지를 지속해서 내보냈다.
북한이 성의 있게 나온다면 미국도 '패키지 상응조치'를 안기며 이에 '화답'할 자세가 충분히 돼 있다는 신호를 연일 발신하는 셈이다.
이와 관련, 북미 실무협상의 미국 측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도 지난달 31일 스탠퍼드 대학에서 "초기 진전을 만들어나갈 많은 조치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며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 김 위원장의 약속을 제대로 이행한다면 미국은 그 대가로 그 이전에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어떤 것도 능가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경우에 따라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카드'가 공개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최대 관전포인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상대로 어떤 '협상 패키지'를 풀어놓을지다.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프로세스'의 전체 로드맵 속에서 김 위원장이 내놓을 비핵화 카드들과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있다.
북한이 '1순위'로 원하는 제재완화를 비롯, 종전선언과 종전선언을 입구로 하는 평화협정 체결 논의 등을 골자로 하는 체제안전 보장, 경제발전 지원을 통한 '밝은 미래 보장' 방안 등이 북한과의 70년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려는 트럼프 대통령이 꺼내놓을 수 있는 대표적 상응 조치들로 꼽힌다.
일단 미국 측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견인하기 위해 한층 전향적인 모드로 나선 모양새다.
북미 협상을 총괄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은 최근 북미가 종전 문제에 대해 많이 논의해왔다면서 체제 안전보장·평화 체제 구축 논의가 북미 정상 간에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신 발로 미국이 불가침 선언, 평화선언 채택을 북측에 제안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지정학적 이점 등을 거론, 경제강국으로서의 잠재력을 강조하며 비핵화시 북한 앞에 펼쳐질 '장밋빛 미래'에 대한 메시지를 지속해서 내보냈다.
북한이 성의 있게 나온다면 미국도 '패키지 상응조치'를 안기며 이에 '화답'할 자세가 충분히 돼 있다는 신호를 연일 발신하는 셈이다.
이와 관련, 북미 실무협상의 미국 측 대표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 특별대표도 지난달 31일 스탠퍼드 대학에서 "초기 진전을 만들어나갈 많은 조치를 논의할 준비가 돼 있다"며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에 대해 김 위원장의 약속을 제대로 이행한다면 미국은 그 대가로 그 이전에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어떤 것도 능가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경우에 따라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카드'가 공개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핵 담판에서 '뇌관'인 제재 문제에 대해 어떠한 '답'을 내놓느냐가 최대 관건으로 꼽힌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비핵화에 대해 보다 확실한 '담보'를 얻어낼 때까지는 제재는 유지된다는 기조를 유지해왔으나, 최근 들어 그 눈금을 조금씩 조정하는 전략 변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미국 측이 '동시적·병행적' 기조를 공식화하는 한편, 그 입구의 문턱을 '핵 동결' 등으로 다소 낮추고 단계별로 나눠 비핵화 실행조치와 상응 조치 조합을 배치하는 '단계적 비핵화' 쪽으로 선회하는 흐름인 것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에 부분적으로나마 '일부 제재완화'라는 나름의 선물을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폼페이이 장관도 최근 "제재완화의 대가로 좋은 결과를 얻어내는 것이 우리의 전적인 의도"라며 조건부로나마 제재완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은 의미가 적지 않아 보인다.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언급한 금강산 관광·개성공단 재개와 맞물린 일부 제재완화 카드가 일각에서 부상하는 배경이다.
다만 이 가운데 특히 유엔 제재와 직접 연결되는 개성공단 재개는 이번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간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이뤄진 영변 핵 시설 이외에 '+α'에 해당하는 과감하고 화끈한 추가 비핵화 실행조치에 대해 김 위원장의 결단을 끌어내느냐에 상응 조치의 폭과 범위도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α'로는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 또는 해외반출, '포괄적 핵신고'의 시한 설정, 사찰과 검증의 구체적 범위 및 일정 마련, 영변을 넘어서는 플루토늄 및 우라늄 시설 폐기 등이 꼽힌다.
북한은 그동안 영변 핵시설 폐기에 대한 상응 조치로 제재완화를 요구해왔지만, 미국은 제재완화를 위해서는 영변 핵시설 폐기에 더해 '+α'가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맞서 왔다.
특히 '+α'의 최대치를 끌어내느냐 여부는 정상회담의 성패와도 직결되는 문제이다.
미국은 비핵화 실행조치가 충분하기만 하면 얼마든지 그에 맞는 '패키지 상응조치'를 내놓을 수 있다는 '당근'을 꺼내 보이고 있지만,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운신 폭은 그다지 넓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불신의 눈길을 보내며 견제 움직임을 강화하는 가운데 충분한 비핵화 성과 없이 섣불리 '선물'을 안겼다간 받는 것 없이 내주기만 했다는 '양보 프레임'의 덫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이어서다.
트럼프 대통령도 전임 정권들의 '퍼주기' 실패 전철을 밟지 않겠다며 못을 박은 상태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재확인한 '속도조절론'도 이러한 맥락에서 읽힐 수 있는 측면이 있다.
시간에 쫓겨 북한의 페이스에 말린 채 끌려다니기보다는 장기전을 준비해가며 협상의 주도권을 계속 쥐고 나가겠다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기조는 협상 장기화시 자칫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만 사실상 인정해주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 측면도 없지 않다.
미국이 최근 들어 '단계적 비핵화'로 궤도를 수정한 것을 두고 '핵 동결'과 ICBM 폐기와 같은 '미국민의 안전'을 목표로 한 잠정조치들로 무게중심을 이동, 기존의 비핵화 목표에서 후퇴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러한 흐름과 무관치 않다.
'단지 (핵·미사일) 실험이 없길 원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15일 발언이 미묘한 파장을 일으킨 것도 그 연상 선에 있다.
앞으로 정상회담까지 일주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스티븐 비건-김혁철 라인'의 실무협상에서 의제들에 대한 이견이 충분히 조율되지 못한 채 '빈칸'으로 남겨질 경우 그 '공'은 두 정상의 직접 담판의 몫으로 넘어가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협상력을 누구 보다 자신하며 호언장담하고 있지만, 반대로 즉흥적 스타일이 오히려 '트럼프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지난 1차 때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과 같은 '폭탄선언'으로 파장을 일으킨 데 이어 이번에는 주한미군 철수·감축 등과 관련된 '돌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조야 일각의 우려가 대표적이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우여곡절 끝에 최근 타결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잉크도 마르기 전에 방위비 인상 압박성 발언에 나서면서 여전히 불안 요인으로 잠복해 있는 상황이다.
북한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 집권 초기부터 이란 문제와 함께 공을 들여온 대표적 외교정책 분야이다.
그만큼 이번 정상회담의 결과는 재집권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향후 정치적 입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 위원장과 '세기의 브로맨스'를 연출하며 한반도 평화 지도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다면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 등 자신을 옥죄는 안팎의 악재를 딛고 재집권의 탄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바라오던 노벨평화상 수상도 한층 가시권 내로 들어올 수 있다.
반대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빈손 핵 담판'이라는 거센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
이는 자칫 정국 주도권을 민주당에 내어주면서 첫 임기 후반기로 들어선 트럼프 행정부의 대외정책 전반에 대한 궤도수정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대북 강경 기조 복원 요구가 미국 내에서 더 강해질 수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