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아파트 분양가, 첫 2천만원 돌파…주택시장 가늠자 될까

평촌 래미안 푸르지오 분양가, 3.3㎡당 2050만원 예상
주택시장 침체 속 조정대상지역 분양
평촌 래미안 푸르지오 조감도
경기 안양시에서 3.3㎡당 2000만원이 넘는 아파트가 처음으로 공급된다. 대우건설과 삼성물산이 동안구 비산2구역 주택재건축으로 분양하는 '평촌 래미안푸르지오'다. 3.3㎡당 평균 분양가가 2050만원이 될 전망이다. 전용 84㎡ 기준으로는 총분양가가 7억원을 넘고, 최대 면적인 전용 105㎡은 8억원을 넘어설 예정이다. 안양에서 기존 최고 분양가는 작년말 임곡3지구를 재개발했던 '비산자이아이파크'였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1980만원이었다.

평촌신도시를 품고 있는 안양시는 신도시 외에 주변지역에서 개발이 진행되면서 분양가가 오르고 있다. 평촌신도시는 강남접근성, 교육환경, 교통의 편리성 등에서 선호도가 높은 지역 중 하나다. 그러나 10층 이상의 중층 아파트가 많다보니 재건축 추진이 쉽지 않다. 때문에 새 아파트를 찾는 수요자들은 평촌신도시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는 동안구에서 공급되는 아파트를 찾고 있다.안양시에서 시세를 끌고 있는 아파트는 2016년 6월 준공된 '평촌더샵센트럴시티'(1459가구)다. 엄밀히는 평촌신도시에 속하지 않지만, 대단지 새 아파트라는 장점이 있다. 전용 84㎡의 실제 매매가는 8억원을 넘은지 오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작년말 거래된 전용 84㎡의 경우 매매가가 8억9500만원을 기록했다.

단순 비교만 하면, 평촌 래미안푸르지오가 2000만원을 넘었음에도 기존 리딩 아파트의 매매가 보다는 낮다. 동안구에서 공급돼 분양권 전매가 가능한 '평촌 어바인퍼스트'과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작년말부터 분양권 전매가 가능한 평촌 어바인 퍼스트는 전용 84㎡의 분양권 가격이 7억원을 넘겼다. 분양권에 웃돈(프리미엄)이 8000만원 이상 붙은 상태다.

하지만 시장에서 분양가를 바라보는 눈은 엄중하다.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급격히 위축되는 분위기 속에서 규제지역에 들어서는 분양가 최고가 아파트여서다. 아파트가 공급되는 지역은 동안구로 지난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됐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심리적인 저항과도 같은 2000만원을 넘긴다는 건 여러모로 상징성이 작용할 전망이다.
안양 동안구 임곡3지구 재개발 아파트인 '비산자이아이파크' 모델하우스.
분양 관계자는 "시장 분위기가 위축됐고 조정대상지역이다보니 청약경쟁률이 작년 보다는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일반공급분이 대부분 전용 84㎡ 이상의 중형이 많다보니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는 3년간 전매제한이 금지된다. 대출도 제한이 있고, 주택수로 산정되는 분양권이다보니 실수요자들이 몰린다는 판단이다.

또한 시공사 브랜드에 대한 자신감도 있다. 국내 대표적인 건설사인 대우건설과 삼성물산이 공동 시공하다보니 '래미안 푸르지오'라는 이름이 붙었다. 그동안 이 이름이 붙었던 단지는 서울 마포구 아현동의 '마포 래미안 푸르지오'(3885가구) 뿐이었다. 2012년 분양 당시에는 '아현 래미안 푸르지오'였고 분양가는 3.3㎡당 2000만원이었다. 강북에서 처음으로 2000만원을 넘은데다 분양 시장이 침체가 맞물리면서 완전판매까지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준공을 하면서 현재의 이름으로 변경했고, 이제는 '마래푸'로 불리며 마포구와 서대문구 일대에서 시세를 주도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마냥 좋지 않고 규제도 많다보니 분양이 어려울 수 있다"면서도 "마래푸와 마찬가지로 평촌 일대에서 시세를 주도할 수 있는 단지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촌 래미안 푸르지오는 비산동에 있지만 기존의 '비산래미안'과 구별을 위해서 브랜드를 쓰게 됐다는 설명도 덧붙였다.이 아파트는 지하 2층, 지상 37층, 전용면적 59∼105㎡의 1199가구로 조성된다. 일반분양은 659가구다. 전용면적별로는 △59㎡ 196가구 △68㎡ 5가구 △84㎡ 353가구 △97㎡ 44가구 △105㎡ 61가구 등이다. 오는 22일 모델하우스를 개관하고 25일 특별공급, 26일 1순위 접수를 받는다. 입주는 2021년 11월 예정이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