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말말 |손석희 "화장실 급해 공터갔다" vs "뉴스룸서 팩트체크해야"

손석희 JTBC 대표이사(63)가 과천 교회 주차장 접촉사고 의혹과 관련해 "과천 지인 집에 어머니를 모셔다드린 뒤 화장실에 가려고 공터에 갔다가 사고가 났다"라고 밝혔다.

손 대표는 지난 16일 마포경찰서에 출석해 19시간동안 받은 조사에서 "접촉사고 당시 동승자는 없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손 대표는 접촉사고 직후 차량을 세우지 않고 공터를 벗어나 2km 가량 차를 몰고 간 이유에 대해 "사고가 난 지 몰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지난 2017년 4월 경기 과천의 한 교회 앞 공터에서 차량 접촉사고를 냈다가 쫓아온 렉카차 운전자에게 사비로 150만 원을 입금해주고 합의했다.

이같은 사건은 프리랜서 기자 김 모 씨가 손 대표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김씨는 손 대표를 폭행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으며 손 대표는 김씨를 협박 혐의로 맞고소한 상태. 두 사람간 첨예하게 대립하는 문제는 손 대표는 접촉사고를 빌미로 김씨가 채용 청탁을 했다고 주장하는데 반해 김 씨는 오히려 손 대표가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일자리와 투자 등을 먼저 제안했다고 하는 부분이다.

김씨는 손 대표가 과거 접촉사고 당시 여성 동승자와 함께 있었던 일이 사건의 시작이라면서 손 대표가 이에 관한 기사화를 무마하기 위해 자신에게 JTBC 채용을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JTBC는 "김씨가 이번 사안을 의도적으로 ‘손석희 흠집내기’로 몰고 가며 사건의 본질을 흐리려고 한다"라고 주장했다. 사건 현장에 젊은 여성 동승자가 함께 있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 항간에는 해당 인물이 안나경 아나운서가 아니냐는 소문이 돌았지만 JTBC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했다.

접촉사고 당사자인 렉카차 운전자는 언론을 통해 "현장에서 젊은 여성이 내리는 것을 봤다"라고 말했지만 손 대표는 "내린 사람은 없다"고 극구 부인했다.

네티즌들은 손 대표의 접촉사고 해명에 대해 "노모 모셔다 드리고 화장실 간 훈훈한 미담으로 협박당해 취업 알선도 해주고 매머드급 변호사도 10명이나 꾸렸다는 얘긴가", "누굴 바보로 아나", "항상 손석희 씨를 응원해왔고 인성과 지성을 겸비한 그런 사람인줄로 알아왔던 사람이다. 이번 일은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 이제라도 진실된 모습을 보여주길", "뉴스룸에서 하나하나 팩트체크 해보자", "렉카차 기사는 이미 합의금 받고 끝났고 더 걸린 문제도 없으니 거짓말을 하거나 꾸며낼 이유가 없음", "우리나라에서 말을 제일 잘하는 아나운서가 이렇게 상황을 꼬이게 만든 이유가 뭘까"라며 의구심을 감추지 못했다.손 대표는 14일 자신이 진행하는 JTBC '뉴스룸' 앵커브리핑에서 '나는 그의 전 부인이 아닙니다'라는 제목으로 나영석 CJ ENM PD와 배우 정유미가 부적절한 관계라는 내용으로 엮은 지라시 유포자가 검거된 일을 언급한 뒤 "얼마간의 해프닝으로 무시하고 넘어가기엔 너무나 당황스러운 소문의 상처"라며 "누군가 한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은 몇십 몇백 단계의 가공을 거쳐 가며 퍼져나갔고 대중의 호기심과 관음증은 이를 퍼뜨리는 동력이었다"고 페이스북에 말했다.

그는 이어 "인터넷도 없고 SNS도 없었으며 휴대전화는 물론 삐삐도 없던 그 옛날에도 단지 세 사람이 마음먹으면 누군가를 살인자로 만들었는데 카카오톡이든 유튜브든 널린 게 무기이니 이 정도의 음해야 식은 죽 먹기가 된 세상"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 폭주하는 지라시 속에서 살아남은 배우의 일갈이 처연하게 들리는 오늘. '어떠한 합의나 선처도 없다'"고 말을 맺었다.

손 대표는 나PD와 정유미의 불륜설에 대한 입장을 설명한 것이지만 시청자들은 손 대표 자신의 상황에 대한 심경을 간접적으로 밝힌 것으로 간주할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됐다. 뺑소니 사건을 다룬 뉴스룸 보도에서도 시청자들은 색안경을 끼고 보도를 접할 수 밖에 없다.이것이 '피해자의 눈물이 증거'라며 미투 사건을 파헤치던 손 대표가 언론사 대표로서, 대한민국 신뢰도 1위 간판 언론인으로서 이번 의혹을 깔끔하게 해명해야 하는 이유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