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올라도 10년간 원리금 똑같이 내는 주택대출 나온다
입력
수정
지면A14
금리 상승폭 2%P로 제한 상품도금리가 올라도 매달 내는 원리금 상환액이 최장 10년간 변하지 않는 주택담보대출이 다음달 출시된다. 금리상승기에 변동금리 대출자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취지라지만 실효성이 없는 ‘탁상행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반 변동형보단 0.2~0.3%P 높아
대출금리 급등 가능성 낮아
상품 가입해도 금리 혜택 없을 듯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다음달 18일부터 ‘월상환액 고정형’과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15개 은행에서 출시한다고 20일 발표했다. 월상환액 고정형은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면 원금 상환액을 줄여 한 달에 갚는 원리금을 10년간 고정하는 상품이다. 10년이 지나면 그동안 덜 갚은 원금을 한꺼번에 갚거나 다른 상품으로 전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연 3.5% 금리에 3억원을 대출받아 매달 134만7000원의 원리금을 상환해 온 대출자는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하면 월 151만5000원을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이 상품에 가입하면 종전대로 134만7000원만 내면 된다.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은 앞으로 5년간 금리 상승폭을 2%포인트 이내로, 연간 1%포인트 이내로 제한한다. 소비자들은 두 상품에 가입하기 위해선 기존 상품보다 0.2~0.3%포인트의 추가 금리를 부담해야 한다. 은행이 금리 변동 위험 부담을 떠안기 때문이다.
현장에선 이번 상품이 큰 인기를 끌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고정금리 대출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아지면서 대부분 고정금리 대출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직원은 “금리 상승이 걱정되면 고정금리 상품에 가입하면 된다”고 말했다.
또 금리상한형의 이점을 누리려면 연간 금리가 1%포인트 이상 올라야 하는데 현재로선 그 가능성도 희박하다. 한 은행 대출담당자는 “최근 3년 내 대출을 받은 사람이 월상환 고정형 주담대로 갈아타기 위해선 중도상환수수료로 대출금의 0.46~1.4%를 내야 한다”며 “이 정도 수수료를 지급하면서까지 전환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