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라거펠트 별세, 사인은?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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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적이지만 럭셔리, 샤넬 제국 설립자
칼 라거펠트가 세상을 떠났다. 향년 85세.
19일(현지시간) 칼 라거펠트가 디자이너로 몸담았던 샤넬 측은 "칼 라거펠트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칼 라거펠트는 패션계의 거장으로 불린 인물. 1933년 독일 북부 도시 함부르크에서 스웨덴 출신 아버지와 독일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10대 시절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유학했고, 1954년 국제양모사무국 콘테스트에서 코트 부문 1등을 수상하며 파리 패션계에 이름을 알렸다.
1955년부터 명품 브랜드 발망의 창시자인 피에르 발망의 보조 디자이너로 패션계에 본격적으로 입문했다.
하지만 보수적이고 느린 변화를 추구하는 파리 쿠튀르에 염증을 느낀 칼 라거펠트는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독립해 자신의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이후 1964년 클로에 수석디자이너, 1965년엔 펜디를 담당하게 되면서 두 브랜드를 정상의 자리까지 올려놓았다.
1983년 샤넬에 합류한 후 샤넬의 패션 세계를 만들어왔다. 독일인이었고, 기성복 디자이너였던 칼 라거펠트가 샤넬에 입성했다는 자체만으로 패션계는 충격을 받았다. 그럼에도 칼 라거펠트는 멈추지 않는 창작 활동과 우아하고 독창적인 패션 철학으로 2010년엔 칼 라거펠트는 프랑스 레지옹 도뇌르 훈장도 받았다. 레지옹 도뇌르 훈장은 프랑스에서 문화적인 공적이 있는 사람에게 수여되는 권위있는 훈장이다. 칼 라거펠트를 통해 샤넬의 상징인 까밀리아, 리틀 블랙 드레스와 클래식 트윈 세트, 퀄팅 백, 이브닝 드레스 등이 재정비됐고, 새로운 취향이 가미돼 생명력이 부여됐다. 클래식을 계승하고 시즌 상품을 통해 지속적으로 새로운 아이템을 내놓는 지금의 샤넬 제국은 칼 라거펠트가 설계한 것.
또한 대중적이면서도 최고급이라는 샤넬의 브랜드 가치도 만들어갔다. 샤넬을 위해 특별히 제작된 값비싼 소재, 기술을 이용해 샤넬의 위상을 확립하면서 젊은 세대가 열광하는 디자인을 지속적으로 만들어갔다.
한국에서는 샤넬의 아트 디렉터라는 직책 외에 슈퍼주니어 최시원, 빅뱅 지드래곤 등과의 인연으로 국내에서 널리 알려졌다. 최시원과는 2012년 미국 패션 잡지 화보 모델로 참여했을 때 포토그래퍼로 함께했고, 지드래곤은 2016년 자신의 SNS에 칼 라거펠트와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해 화제가 됐다. 또한 일 중독자로도 유명하다. 검은 안경과 백발의 포니테일 뒤에 신비주의로 포장됐지만 휴가도 잘 즐기지 않는 일중독자이자 활자 중독자였다는게 주변 인들의 증언이었다. 실제로 출판사를 운영하고 서점을 소유했다. 자택엔 20만 권 이상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2000년엔 에디 슬리먼이 디자인한 디올 옴즈 수트를 입기 위해 13개월 동안 42kg을 감량하는데 성공하면서 지치지 않는 열정을 인정받았다. 최근까지도 이탈리아 밀라노 패션 위크에서 선보일 명픔 브랜드 펜디의 콜렉션을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칼 라거펠트의 사망 소식에 한국인 모델 수주, 캐나다 출신 모델 위니 할로우, 할리우드 스타 데인 드한과 린제이 로한,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 데이비드 베컴과 그의 아내 빅토리아 베컴 등도 추모의 글을 작성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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