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암·생리통·치은염까지 치료"…포토테라피에 꽂힌 헬스케어 업체들

2세대 광민감제 '포토론' 이용해
PDT기기 개발 나선 동성제약
아이오바이오, 충치진단기 출시
칼라세븐도 광선치료기기 임상
아이오바이오 ‘광선 충치진단기’
포토테라피(광선치료) 기술에 주목하는 국내 헬스케어 업체가 늘고 있다. 포토테라피는 특정 파장대의 빛을 쏴 질환을 낫게 하는 치료법이다. 기존 화학약물 등에 비해 부작용이 적어 반복적인 치료가 가능하고 비교적 안전한 편이어서 가정용 의료기기로 제작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광역학치료(PDT)는 특정 파장의 빛에 잘 반응하는 광민감제가 쌓인 암조직에 레이저를 쏘는 치료법이다. 광민감제가 빛을 쬐면 활성산소와 40도가 넘는 열이 발생하는데 암세포는 이를 견디지 못하고 괴사한다. 고형암에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성제약 등이 2세대 광민감제를 이용한 PDT 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2세대 물질은 1세대보다 체내에 단기간 머무르기 때문에 햇빛을 피해 암실에서 지내는 시간을 4주에서 2~3일로 줄였다.
동성제약 ‘포토론’
동성제약은 PDT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2017년 18억원을 들여 전문 연구 시설을 세우는 등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2009년 벨라루스 최대 제약사인 벨메드프레파라티로부터 2세대 광민감제 ‘포토론’을 이전받았다. 2015년부터 췌장암에 대한 연구자 주도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PDT와 같은 방식으로 암을 진단하는 광역학진단(PDD)과 더 정밀하게 병변에 빛을 쏠 수 있는 형광복강경광원도 개발했다.

유파마디자인, 라이트팜텍 등은 광민감제를 자체 개발하고 있다. 유파마디자인은 최희철 포스텍 화학과 교수에게서 광민감제 ‘ZnPC 나노와이어’를 기술이전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 광역학치료에 쓸 수 있는 레이저 기기가 이미 출시돼 개발 부담이 크게 줄었다”며 “한국이 PDT 시장을 선도할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했다.가정용 포토테라피 기기는 평상시 손쉽게 치아, 피부 등 건강을 관리하고 싶어 하는 소비자층을 겨냥하고 있다. 아이오바이오는 블루라이트를 구강에 쏴 육안이나 엑스레이로 확인하기 힘든 경미한 충치를 파악할 수 있는 가정용 진단기기를 개발했다. 아이오바이오 관계자는 “치아가 완전히 망가져 치과 치료를 받는 것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고 했다. 아이브러쉬는 레드라이트와 블루라이트를 통해 치은염, 치주염 등 잇몸 질환을 개선하는 기능이 있는 전동칫솔을 개발해 지난해 중동 업체와 200억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맺었다.

칼라세븐 ‘칼라DNA’
칼라세븐은 포토테라피 기기 하나로 다양한 질환의 치료 효과를 검증하고 있다. 오렌지색 칩 LED(발광다이오드)가 달린 광선치료 단자로 이뤄진 ‘칼라DNA’는 2013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생리통에 대해 허가를 받았다. 이 회사는 서울대병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절박성 요실금 임상을 올해 안에 완료할 계획이다. 치매 예방 용도로도 개발 중이다. 지난해 이 제품이 인지 기능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입증한 논문을 국제학술지에 게재했다. 회사 관계자는 “다음달부터 삼성서울병원, 부산대병원 등에서 경도인지장애 임상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