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앤디자인, 위탁급식·행사용 도시락 공급…연 매출 23억원

경북 사회적 기업 '텐텐클럽'

4억여원 투자해 식품안전관리인증 받아
엄격한 품질관리 소문…대형 거래처↑
이원찬 푸드앤디자인협동조합 대표(왼쪽)와 직원들이 경주 본사 회의실에서 마케팅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경북 경주시 성동동 푸드앤디자인협동조합(대표 이원찬)은 지난해 종업원 51명, 매출 23억원대의 중견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했다. 2013년 6월 직원 3명(조합원 8명)으로 출발한 뒤 이듬해 사회적 기업으로 지정되고 나서 4~5년 만에 거둔 성과다. 사회적 기업에 대한 인건비 지원이 종료됐지만 매출 규모에 비해 고용창출이 많은 우수한 사회적 기업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원찬 대표는 마을기업, 사회적 기업 가운데 농산물을 생산하는 기업은 많지만 가공 판매를 통해 부가가치가 높은 기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창업했다. 위탁급식과 행사용 도시락 공급이 사업아이템이었다. 이 대표는 “단일품목의 제조는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해 마을기업 또는 사회적 기업이 생산한 농산물과 식품을 종합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플랫폼 기업을 세우고자 했다”고 말했다.경주와 포항은 중소도시로 자체 식당을 운영하기 어려운 중소기업과 기관이 많은 점에 착안했다. 도시락 회사로는 경주 1호였다. 위탁급식은 연중계약을 하는 사례가 많아 성장의 발판이 됐다. 2015년 예비군 훈련장 납품을 시작으로 문경에서 열린 세계군인체육대회 납품에도 성공했다.

이 대표는 “모두 인맥을 통한 영업이 아니라 입찰을 통해 엄격한 품질승부 끝에 얻어낸 성과”라며 “소문이 퍼지기 시작하자 공공기관의 계약이 점점 늘어났다”고 말했다. 마을기업과 사회적 기업이 생산한 질 좋은 재료들을 공급한 덕분이었다. 경주의 자동차부품 기업인 동보, 한전KDN, 한국원자력환경공단 등 대형 위탁급식 거래처가 뚫리면서 회사 매출도 급상승했다. 포항, 경주뿐만 아니라 경산과 구미, 칠곡 등지에서도 의뢰가 들어오지만 일감이 많아 다 소화를 못 할 정도다.

사회적 기업으로 위탁급식과 식품제조 분야에서 성장한 비결은 이 대표가 초기의 성장에 만족하지 않고 과감한 시설투자에 나선 덕분이다. 이 대표는 식품분야 최고 수준의 시설인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에 도전했다. HACCP 인증을 받는 데만 4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영양사 2명과 HACCP 관리자를 상시로 고용해야 한다. 이 때문에 이 대표는 창업 후 4년 동안 자신은 월급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직원들 월급은 하루도 밀린 적이 없다.이 대표는 “식자재 생산자가 고령화하고 있어 식품대란을 겪을 가능성도 높다”며 “소멸위기 경북을 살리기 위해서는 농수산물과 식품산업에 많은 청년이 유입돼 새로운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주=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