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부의장 "올해 금리 동결·1차례 인상 모두 가능"

관망기조 재확인 "인내할 여유 있어…데이터에 달려"
"곧 자산축소 중단시기 결정…현 속도라면 연말이나 내년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리처드 클라리다 부의장은 인내심을 갖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는 연준의 관망 기조를 재확인하면서 보유자산 축소를 중단할 시기가 조만간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클라리다 부의장은 20일(현지시간) 미국 CNN과 한 인터뷰에서 올해 기준금리를 한 차례 올릴 것인지 질문에 "그것(1차례 인상)이 적절하게 될 시나리오들이 분명히 있고, 아예 인상하지 않을 수도 있는 다른 시나리오들도 있다"며 "실제로 데이터가 어떻게 나올지에 달려 있다"고 답했다.

이날 인터뷰가 방영되기 직전 공개된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도 연준 위원들은 기준금리와 관련해 당분간 경제 흐름을 지켜보면서 인내하자는 입장을 취했다.

일부 위원들은 경제가 예상에 부합하면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의견이었으나 물가가 급등하는 상황에서만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반론도 나왔다고 의사록은 전했다.그는 "우리는 인내할 여유가 있고 세계 경제가 어디로 향하는지 단서를 줄 데이터가 나오기를 기다릴 여유가 있다"며 "우리는 정책이 지금 좋은 위치에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으로 각종 경제지표 발표가 늦어지고 있는 점을 가리켜 "보통 지금쯤 있어야 할 데이터가 모두 나와 있지 않다"며 "그래서 둔화가 있다면 어느 정도인지도 분명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클라리다 부의장은 또한 조만간 FOMC 회의에서 연준 긴축 방식의 하나인 보유자산 축소를 중단할 시기와 속도를 포함한 중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자산축소 중단 시기에 대한 질문에 시장 전문가들이 1조∼1조2천억달러 수준의 추정치를 내놓았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현재의 정상화 속도로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께 그 정도 수준에 도달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달 FOMC 의사록에서 대부분 연준 위원들은 올해 말께 보유자산 축소를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2008년 금융위기 이전에는 1조 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던 연준 보유자산은 '양적 완화'를 거치면서 4조5천억 달러까지 불어났지만, 연준은 이후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을 다시 사들이지 않는 방식으로 매달 최대 500억 달러어치를 줄여왔다.클라리다 부의장은 세계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으로 중국의 급격한 경기둔화 가능성을 지목했으나 아직 미·중 무역갈등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불확실성이 미국 경제에 직접 미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다고 봤다.

그는 "아직 무역전쟁은 아니다"라며 "아직 경제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