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핵심 쟁점 MOU 6건 작성 중"…무역전쟁 종식 밑그림 나온다

기술 절도·지재권 보호 등
中이 꺼리던 민감사항 포함

"7개월 협상서 최대 진전"
약속 이행 강제장치까지 논의

실무진 지난주부터 문서화 작업
환율 문제는 中이 버티며 '난항'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의 핵심 쟁점인 중국의 기술 절도를 포함한 불공정한 무역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담은 양해각서(MOU) 작성에 돌입했다. “7개월간의 무역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중이 합의 이행을 강제할 방안까지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무역전쟁이 해소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21일 로이터통신은 미·중 양국이 △중국의 기술이전 강요·사이버 절도 방지 △지식재산권 보호 △서비스 △농업 △환율 △비관세 무역장벽 등과 관련한 개선안을 다루는 6개 MOU 초안을 작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국은 미국 워싱턴DC에서 이날부터 22일까지 이틀간 3차 고위급 협상을 한다.미·중 양국은 지난해 12월 1일 정상회담을 통해 90일간의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하면서 3월 1일까지 합의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미국은 시한 내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중국산 제품 2000억달러어치에 대한 관세를 기존 10%에서 25%로 올리겠다고 발표한 상태다.

외신에 따르면 미·중 협의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것은 지난 14∼15일 베이징에서 열린 2차 장관급 협상에서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이끄는 미국 대표단과 류허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대표단은 협상 끝에 포괄적인 합의안의 윤곽을 잡았다. 기술이전 강요 등의 현안에서 이견이 있었지만 실무진은 지난주부터 합의 내용을 문서화하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 협상단은 우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조한 무역수지 불균형 문제를 단기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10개 품목 리스트를 검토 중이다. 중국은 대미(對美) 무역흑자 축소를 위해 미국산 농산물과 에너지, 반도체 등의 구매를 대폭 늘리는 방안을 포함할 전망이다.지재권과 관련해선 지난해 중국이 발표한 지재권 침해 사범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등의 조치와 미국이 요구하는 내용 등을 비교하며 합의안을 마련 중이다. 비관세 무역장벽 부문에선 비자와 마스터카드 등의 중국 진출을 사실상 차단해온, 눈에 보이지 않는 중국의 규제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중국은 10년 가까이 외국계 카드사의 자국 시장 진입을 막고 있다. 2016년 명목상 규제를 없앤 뒤에도 중국 인민은행은 비자·마스터카드가 제출한 위안화 은행카드 청산회사 신청서 승인을 1년 넘게 거부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은 위안화 환율 문제에서는 중국이 ‘통화 약세를 유도하지 않았다’고 버티고 있어 난항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양국 협상단이 논의 중인 중국의 합의 이행을 보장할 장치는 최종 합의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미국이 중국의 합의 이행 상황을 정기 점검하고 이를 위반하면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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