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뺄 곳이요?…어깨와 팔이 아니라 손목과 목주변 '으쓱근'이죠"

한·미·일 3국 투어 챔프 김영의 달콤한 골프
(7) 백스윙, 여전히 남은 숙제들

백스윙톱을 만들자마자 몸이 부들부들 떨리거나
'승모근'이 바짝 서면 안돼
자신의 유연성 범위 찾아, 백스윙 크기 기준 정해야

전환동작은 리드미컬하게
백스윙톱은 멈추는게 아니라
실제로는 계속 움직이는 것
아이언 클럽 두 개를 겹쳐 쥐고 풀 스윙을 해보면 백스윙톱에서의 리드미컬한 전환동작을 좀 더 쉽게 느낄 수 있다. 몸 어느 부분의 근육과 관절이 어떤 순서대로 움직여 클럽을 들어 올리고 내리는지가 명확해진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지난주 백스윙톱에 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백스윙의 마지막 단계죠. 하지만 좀 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남아 다시 펜을 들었습니다. 말하자면 ‘백스윙 에필로그’인 셈이네요. ‘천인천색(千人千色)’ 스윙이 만들어지는 게 백스윙에서부터인 것처럼 백스윙에도 생각하고 체크하고 연습해야 할 일이 많은 듯합니다.

‘으쓱근’(승모근)에 힘들어가는 게 문제백스윙이 잘 안될 때 생각해봐야 할 포인트를 네 가지로 정리해봤습니다(물론 더 많이 있지만요). 우선 힘 뺄 곳을 뺐냐는 점입니다. 백스윙 때 팔과 어깨에는 힘이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것도 손에 잡지 않고 팔만 들어 올려도 어깨에는 힘이 들어갑니다. 문제는 어린아이들이 율동하면서 어깨를 ‘으쓱으쓱’할 때 많이 쓰는 목 주변 근육(승모근 등)입니다. 이곳과 목에 힘이 들어갔다면 백스윙 시 목 주변과 어깨 주변이 모두 경직돼 몸통 회전을 방해하게 됩니다. 어깨 턴은 안되고 결국 팔로만 스윙하기 쉽죠.

백스윙에서 정작 힘이 빠져야 할 또 한 곳은 손목입니다(힘을 뺀다기보다는 사실 유연함 유지가 중요). 그립을 다소 꽉 잡았다 해도 손목은 왜글이 부드럽게만 된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힘을 쉽게 빼려면 내가 할 수 있는 백스윙 크기를 가늠해보는 기준을 잡는 것도 중요합니다. 어깨를 최대한 돌리고, 왼쪽 팔꿈치를 쭉 펴 백스윙톱을 만든 뒤, 그 자세로 최소 3초 이상을 버틸 수 있느냐가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백스윙톱을 만들자마자 몸이 부들부들 떨리거나 위에서 말한 것처럼 승모근이 바짝 선다면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합니다. 유연성을 개선하는 게 근본적으로는 중요하지만 먼저 해야 할 일이 자신의 유연성 범위를 찾아 백스윙을 편하게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움직여선 안된다는 강박이 더 문제

‘백스윙 때 왼쪽 무릎을 잡아둬야 상체의 꼬임이 좋다’거나 ‘머리를 움직이지 마라’는 등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봤을 겁니다. 시사점이 큰 말들입니다. 하지만 제가 만난 대다수 골퍼는 너무 안 움직인다는 게 문제였습니다. ‘X팩터(X-factor)’ 등을 근거로 왼쪽 무릎을 그대로 잡아놓거나, 오른쪽 무릎을 꼼짝도 하지 못하게 잡아놓는 경우입니다.

프로들은 왼쪽 무릎은 아예 신경 쓰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오른쪽으로 기울어지든, 몸 앞으로 굽혀지든 원래 위치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말입니다. 오른쪽 무릎만 제대로 동작이 되면 왼쪽 무릎은 사실 어떤 동작이 나오든 큰 문제는 안됩니다. 오른쪽 무릎이 오른쪽으로 밀리지만 않으면 됩니다.단, 회전과 꼬임에 의한 약간의 무릎 모양 변화는 생기게 됩니다. 백스윙 회전과 함께 제자리에서 살짝 시계방향으로 회전하는 게 정상인 거죠. 어깨와 몸통이 돌고 엉덩이가 돌 듯, 오른쪽 무릎도 살짝 돌아 몸 전체의 회전에 보탬이 되는 거죠. 그래야 체중이동도 자연스럽게 되고요.

머리도 ‘헤드업하지 마라’는 강박에 짓눌려 어드레스 상태 그대로 잡아놓다가 역(逆)피봇(reverse pivot)이 되고, 어깨 회전을 방해하는 경우도 너무 많습니다. 박성현도 백스윙 시 우측으로 5~7cm 미간이 돌아갑니다. 어드레스 때의 척추각이 변하지 않는 한 머리는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게 좋습니다.

리드미컬한 전환동작, 백스윙톱과 한 몸마지막이 끊김 없는 백스윙톱을 만들어야 리드미컬한 ‘전환동작’이 만들어진다는 겁니다. 백스윙에서 다운스윙으로 바뀌는 부분인 이 전환동작을 다운스윙의 시작으로 보는 분도 있지만, 저는 백스윙과 한 몸으로 보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답니다. 백스윙톱 전후에 이 전환동작이 이미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백스윙톱에서 멈추는 ‘건널목 스윙’을 하는 마쓰야마 히데키(일본)도 고속촬영 영상을 보면 톱에서도 멈추는 듯해 보이지만 계속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고수와 하수의 차이는 바로 이 전환동작에서 결정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헤드무게를 느끼고 활용을 잘 하는 골퍼라면 전환도 잘 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백스윙톱에서 반템포의 전환을 느껴보세요!

김영 < 골프인스트럭터·방송해설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