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70세·의사 65세·캐디 35세…직업마다 다른 '정년' 줄줄이 판단대 오를듯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21일 육체노동의 가동연한을 기존 만 60세에서 65세로 조정하면서 다른 직업군의 ‘가동연한’에 관한 논의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가동연한을 둘러싼 법원의 판단은 해당 직종과 관련한 소송이 있을 때마다 개별적으로 이뤄졌다. 가령 특정 직군 종사자가 사고를 당해 보험금을 지급해야 할 때 기존에 설정된 가동연한이 없거나 가동연한 변경을 두고 법적 분쟁이 발생할 때마다 법원이 이를 판단하는 식이다.
대법원 판례상 가동연한이 가장 긴 직업군은 법무사와 변호사, 목사, 승려로 70세다. 의사와 한의사, 소설가, 화가 등은 65세다. 육체노동을 하는 대부분 업종은 그동안 60세를 정년으로 해왔다. 의복 제조업자, 식품 소매업자 등도 60세다. 다만 개인택시운전사는 60세가 끝날 때를 가동연한으로 봤다. 농업 종사자는 가동연한이 63세다. 운동선수는 직종 특성상 가동연한이 짧다. 프로야구 선수의 가동연한은 40세다. 축구선수는 통상 35세를 가동연한으로 판단해왔다.

가동연한이 실제 신체능력이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많다. 예를 들어 가수는 가동연한이 40세다. 골프장 캐디의 가동연한은 35세다. 법원이 주관적 판단에 따라 그렇게 정한 것이다.한 변호사는 “70세 넘은 변호사 비율이 높은지 60세를 넘긴 택시기사 비율이 높은지 따져보면 고령 택시기사 비율이 훨씬 클 것”이라며 “가동연한에 관한 대법원 판단이 대부분 1990년대 초 이뤄졌기 때문에 약 30년이 지난 현실을 반영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법조계에서 대법원의 가동연한 판례 변경을 시작으로 다른 직군에서의 가동연한도 상향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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