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층 근로소득 감소폭이 더 커…분배악화 심화

기초연금 인상 등 재분배 정책 효과 왜 없었나
지난해 4분기 소득분배 악화는 기초연금 인상 등 일부 정책 효과에도 불구하고, 취약계층이 노동시장에서 밀려난 데 따른 시장소득 감소 부작용이 더 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정부의 소득 재분배 정책 효과는 기초연금 등 공적이전소득이 반영되지 않은 시장소득 기준 5분위 배율(하위 20% 대비 상위 20% 소득)과 정책 효과가 반영된 처분가능소득 기준 5분위 배율을 비교하면 알 수 있다.통계청이 21일 제공한 참고자료를 보면 시장소득 5분위 배율에서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을 뺀 소득분배 개선효과는 지난해 1~4분기 모두 전년 같은 분기보다 컸다. 4분기 기준 개선효과는 2017년 1.93포인트에서 2018년 3.85포인트로 확대됐다. 복지 강화 등을 통한 재분배 정책의 효과가 다소 있었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소득분배 지표가 전체적으로 더 나빠진 것은 시장소득 격차 확대 수준이 정책 효과를 웃돌았기 때문이다. 4분기 기준 시장소득 5분위 배율은 2017년 6.54배에서 2018년 9.32배로 대폭 악화됐다. 공적이전을 통한 개선효과보다 더 큰 폭으로 나빠진 것이다.

게다가 공적이전소득은 소득 하위 20%(1분위)보다 소득 상위 20%(5분위)가 더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1분위의 공적이전소득은 전년 동기 대비 17.1% 늘었지만, 5분위는 52.7% 급증했다. 5분위는 소득 하위 70%에게 지급하는 기초연금보다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을 훨씬 많이 받기 때문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