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웅 "타다, 사업 중단·축소는 없다…고급택시 4월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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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 프리미엄 출시 간담회“친절한, 깨끗한, 무조건 오는, 안심할 수 있는…. 불과 넉 달 만에 소비자들이 ‘타다’에 열광하게 한 이미지입니다. 이런 브랜드 가치를 택시기사와 법인들이 함께 활용하도록 해 합리적인 요금의 준(俊)고급택시 시장을 만들 겁니다.”(타다 운영업체 VCNC 박재욱 대표)
택시업계 고발에 입장 표명
"오해 때문…경쟁할 생각 없다"
일반 타다보다 최대 20% 비싸지만 카카오 블랙·우버 블랙보다 저렴
합류차량 100대에 교체비 지원
연내 1000대 이상 운행 계획
승차공유 서비스 타다가 ‘타다 프리미엄’이라는 이름으로 고급택시 시장에 진출한다. 타다의 기존 주력상품인 ‘타다 베이직’보다 최대 20% 비싸지만, 고급택시의 원조 격인 ‘카카오 블랙’이나 ‘우버 블랙’보다는 훨씬 낮은 요금을 내세웠다. 특히 법인·개인택시들이 타다 프리미엄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해 ‘공유경제의 상생 사례’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는데, 택시업계의 반응이 주목된다.VCNC는 21일 서울 성수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4월 서울에서 100대를 시작으로 연내 전국에 1000대 이상의 타다 프리미엄 차량을 운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재웅 쏘카(VCNC 모기업) 대표는 “타다는 처음부터 ‘택시업계와 협력 없인 갈 수 없다’고 강조해 왔다”며 “앞으로 더 많은 협력 모델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타다 프리미엄 요금은 기존 타다 베이직의 100~120% 수준이며 수요·공급에 따른 탄력요금제가 적용될 예정이다. 박 대표는 “카카오 블랙은 일반 택시보다 세 배 정도 비싼데, 타다 프리미엄은 그보다는 훨씬 저렴한 게 차별점”이라며 “합리적 가격이 제공된다면 새로운 고급택시 수요를 끌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타다의 고급형 상품은 지난해 10월 타다 베이직 출시 이후 6개월 만에 나오는 것이다. 이 서비스의 성공 여부는 가격에 대한 이용자들의 반응 못지않게 기존 택시업계 참여도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회사 측은 타다 프리미엄에 처음 합류하는 100대에 차량 교체비 일부를 지원할 예정이다. 황윤익 VCNC 사업개발본부장은 “서울 법인택시는 운행률이 50~60%에 불과해 노는 차가 많다”며 “타다 프리미엄에 합류하면 곧바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로 설계했다”고 말했다.이날 취재진의 질문은 ‘택시업계와의 갈등을 어떻게 풀 것인가’에 집중됐다. 택시단체들은 카카오 카풀에 이어 타다 사업도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택시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11일 이 대표와 박 대표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고, 두 사람은 “업무방해와 무고 혐의로 맞고소하겠다”고 했다.
일부 택시기사는 타다 운전자들의 불법행위를 잡아내는 ‘타파라치(타다+파파라치)’ 활동을 준비한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 대표는 “타다는 법에 명시된 대로 아주 적법하게, 조금의 논란거리도 없게 서비스하고 있다”며 “불법행위를 하지 않았고, 할 이유도 없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우리는 차량 소유를 줄이고 공유 인프라로 바꿔 사회적 효율과 환경을 바꿔나가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며 “택시와 경쟁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타다가 너무 빠르게 성장하면서 많은 오해가 있었다”며 “운수업체나 개인택시 기사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고, 일일이 싸울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다만 “합법적인 서비스를 중단하거나 축소할 계획은 전혀 없다”며 “앞으로도 철저히 이용자 관점에서 볼 것”이라고 했다.이 대표는 “최근 직원이 4000명쯤 되는 제조 대기업이 모든 임원 차량을 타다로 교체했고, 작은 기업에서는 비슷한 사례가 훨씬 많다”며 “차량 소유를 줄이려는 합리적인 문화가 더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일 직접 운전하던 그의 아내(황현정 아나운서)도 요즘은 타다만 탄다고 했다.
타다는 이날까지 이용자 수 33만 명, 드라이버(프리랜서 운전기사) 지원자 1만6400명, 재탑승률은 89%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다음달 65세 이상 노인과 장애인을 위한 ‘타다 어시스트’ 상품도 내놓는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