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데 더 비싸지네"…디올·샤넬 등 명품업체 가격 인상 이유

봄맞이 웨딩 시즌 앞두고 성수기 노린 것이란 분석
명품업계 "글로벌 가격 정책에 따라 일괄적 인상"
전문가 "마진보다 브랜드 이미지 관리 차원"
양가죽 LADY DIOR 클러치 백 [사진=디올 홈페이지 캡처]
올 들어 명품업계가 연이어 가격 인상을 단행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인기 제품군 중심으로 가격을 인상한 디올과 샤넬이 또 한 번 가격 올리는 것이다. 봄맞이 웨딩 시즌을 앞두고 성수기를 노린 것이란 분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디올은 레이디 클러치백을 포함 일부 핸드백·지갑 등의 제품 가격을 이날부터 인상한다. 165만원에 판매하던 송아지 가죽 레이디 디올 클러치백·양가죽 레이디 디올 컬리치 백의 경우 185만원으로 인상한다.디올은 이미 지난해 연말 전체적으로 제품 가격을 5만~20만원 가량 올린 바 있다. 양가죽 레이디 디올 미니 백은 395만원에서 405만원으로, 양가죽 레이디 디올 라지 백도 기존 580만원에서 600만원으로 올렸다. 양가죽 마이 레이디 디올 백 스몰 사이즈 역시 455만원에서 470만원으로 가격을 올렸다. 디올은 지난 1월에도 일부 핸드백 제품 중심으로 가격을 올려 소비자들의 원성을 샀지만 다시 한 달여 만에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샤넬도 3월에 주얼리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다. 아직 인상폭과 제품군 범위는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샤넬 매장 관계자는 "아직 본사로부터 구체적인 공지를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 업체는 지난해말 인기 제품군 중심으로 평균 4~5% 가격을 인상했으며 지난달에도 '코코핸들' 기본 블랙(미디엄 기준)을 약 5% 인상시켜 466만원으로 책정하는 등 연거푸 제품 가격을 올렸다.명품 주얼리 브랜드 불가리는 다음 달 1일부터 주얼리와 시계 등 액세서리 가격을 인상한다. 불가리 전체 품목 절반이 이번 가격 인상에 포함됐다. 평균 가격 인상률은 2~3%이며 최대 6.5% 오르는 품목도 있다. 불가리는 지난 1월에도 향수 품목 가격을 올린 바 있다.

루이비통 브랜드를 갖고 있는 프랑스 LVMH의 화장품 브랜드 메이크업포에버도 지난 1월 상품 가격을 최대 200% 올렸고 명품 향수·향초 브랜드 딥티크도 가격을 평균 5% 인상했다. 같은 시기 에르메스도 수 천만원짜리 가방과 명품 스카프 등 일부 품목 가격을 3% 올렸다.

명품업계 관계자들은 "제품 원가가 올랐고 최저임금 상승 등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져 가격 인상이 불가피했다"며 "해외에 본사를 둔 업체들은 글로벌 가격 정책에 따라 일괄적으로 가격을 올리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그러면서 "봄 혼수철을 앞두고 명품업체들이 매년 가격을 올려왔던 만큼 이번에도 가격 인상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며 "디올, 샤넬과 같은 명품 브랜드가 가격을 인상하면 업계 전반적으로 가격이 줄줄이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이 가성비를 많이 따지지만 명품은 오히려 가성비와 상관없는 품목"이라며 "주 타깃층은 주로 돈이 많은 소비자들이기 때문에 가격에 민감하지 않다는 것을 명품 업체들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명품업체들은 가격을 올리면서 브랜드 가치를 유지한다"며 "결국 마진을 남기기 보다 브랜드 이미지 관리 차원의 가격 인상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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