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6시간도 못자는 당신…만성질환 부르는 대사증후군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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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기자의 생생헬스 - 대사증후군 원인과 치료법건강검진을 받고 난 뒤 대사증후군 판정을 받았다며 걱정하는 사람이 많다. 대사증후군(metabolic syndrome)은 만성질환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복부비만, 고혈압, 공복혈당장애, 고중성지방, 낮은 HDL콜레스테롤 등 다섯 개 중 세 가지를 갖고 있는 상태다. 외식이 늘어나는 등 식생활이 서구화되고 신체활동이 점차 줄면서 국내에서도 대사증후군 진단을 받는 사람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대사증후군이 있으면 심·뇌혈관 질환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 생활습관을 바꿔 만성질환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대사증후군 원인과 해결 방법 등에 대해 알아봤다.성인 4명 중 1명이 대사증후군대사증후군을 진단할 때는 다섯 가지 지표를 본다. 국내 성인 남녀에게 가장 흔한 대사증후군 위험 요인은 고혈압이다. 혈압이 130/85㎜Hg 이상이거나 고혈압약을 복용한다면 위험 요인이 있다고 판단한다. 혈당이 높은 것도 대사증후군 진단 기준에 포함된다. 공복혈당이 100㎎/L 이상이거나 복용하는 혈당 조절약이 있다면 해당한다. 혈액 속 중성지방 수치가 150㎎/dL 이상이거나 이상지질혈증약을 복용하는 것도 위험 요인 중 하나다. 남성은 고밀도지방이 40㎎/dL 미만, 여성은 50㎎/dL 미만일 때도 마찬가지다. 허리둘레도 주요한 진단 기준이다. 남성은 90㎝, 여성 85㎝ 이상이면 복부비만이다. 다섯 개 위험 요인 중 세 개 이상 해당하면 대사증후군으로 진단한다.
국내 성인 26%가 '대사증후군'…전체 환자 중 고혈압 43% '최다'
고혈당 38%·복부비만 23% 順…특별한 증상 없어 모르는 경우 많아
복부비만 외에는 대사증후군이 있어도 평소 특별한 불편을 느끼지 못한다. 혈액 검사 등을 통해 수치를 확인하지 않으면 대사증후군이 있는지 알기 어렵다. 고혈압, 고혈당, 고지질 등 대사증후군 위험인자는 상호 작용하며 서로 영향을 준다.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함께 관리해야 한다.
대개 대사증후군 초기에는 복부비만부터 증상이 시작된다. 이후 다른 위험지표들이 나빠진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국내 건강검진을 받은 성인의 26%가 대사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고혈압 진단을 받은 사람이 43.6%로 가장 많았다. 고혈당 38.3%, 고중성지방 32.2%, 복부비만 23.9%, 낮은 HDL콜레스테롤혈증 22.1% 순으로 진단받은 사람이 많았다. 50대 이하 연령대에는 남성이 여성보다 대사증후군 진단을 많이 받았지만 60대 이상으로 넘어가면 여성이 더 많았다.인슐린 저항성, 수면 부족 등 원인
대사증후군이 생기는 원인은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인슐린 저항성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포는 에너지원으로 혈당을 쓴다. 혈액 속 혈당이 세포 속으로 들어가 에너지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인슐린이 필요하다. 인슐린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가 혈액 속 포도당을 세포 속으로 넣어주는 것이다. 인슐린 저항성이 높으면 인슐린에 대한 인체 반응이 떨어진다.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인 인슐린에 대한 반응이 줄어 근육이나 지방세포가 포도당을 제대로 저장하지 못한다. 혈당이 높은 상태가 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몸속에서 더 많은 인슐린이 분비된다. 이 때문에 고혈당뿐 아니라 이상지질혈증, 동맥경화 등이 생기기 쉽다.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나오는 코르티솔 호르몬도 인슐린과 혈당을 높인다. 대사증후군 원인이 된다. 수면 부족도 대사증후군과 연관이 있다. 하루 수면시간이 8시간 이상인 사람 중에는 대사증후군 환자가 15%지만 6시간 이하로 자는 사람 중에는 24.4%로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잠이 부족하면 대사증후군이 생길 위험이 1.6배 정도 높아지는 셈이다. 양치 습관이 대사증후군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하루 두 번 이하 칫솔질하는 사람은 세 번 이상 하는 사람보다 대사증후군 위험이 23% 높았다. 잠을 충분히 자고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대사증후군을 예방하는 데 도움된다.대사증후군은 다양한 질환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적극적으로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성인 당뇨병인 2형 당뇨병으로 이어지기 쉽다.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이 생길 위험도 높다. 최근에는 정상체중이면서 대사질환이 있는 사람은 대사질환이 없는 과체중보다 전립샘암 발병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박홍석 김종욱 고려대 구로병원 비뇨의학과 교수팀이 2009~2012년 국내 성인 1177만 명의 빅데이터를 분석했더니 정상체중이면서 대사질환이 있는 남성은 대사질환이 없는 남성보다 전립샘암 위험이 14% 높았다. 정상체중이라도 대사질환이 있으면 대사질환이 없는 과체중 남성보다 전립샘암 위험이 4% 높아졌다. 과체중이면서 대사질환이 있는 남성은 대사질환이 없는 정상체중 남성보다 전립샘암 위험이 25%나 높아졌다. 김 교수는 “체중이 정상인 사람이라도 근육보다 내장지방이 많을 수 있다”며 “대사성 질환을 동반하면 건강한 과체중자보다 여러 질병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그는 “대사질환이 있다면 정상체중이라도 자만하지 말고 건강 관리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트륨 섭취 줄여야
대사증후군만 치료하는 약물은 없다.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게 중요하다. 대사증후군을 치료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몸속 지방을 줄이는 것이다. 내장지방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 내장지방을 줄이려면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걷기 등 유산소 운동을 해야 한다. 운동을 시작한 뒤 48시간 정도는 인슐린에 대한 반응인 인슐린 감수성이 높아진다. 이틀에 한 번은 운동해야 하는 이유다. 운동을 해 인슐린 저항성이 줄면 대사증후군 위험 지표들을 정상 범위로 바꿀 수 있다.고혈압과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을 앓고 있는 대사증후군 환자는 처방받은 약물을 꾸준히 복용해 목표 수치를 유지해야 한다. 음식을 짜게 먹는 습관도 고쳐야 한다. 나트륨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이 2배 정도 높아진다. 혈압이 높다면 짜지 않은 식사를 구성하는 데 신경 써야 한다. 김양현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대사증후군은 신체에서 보내는 경고이자 신호”라며 “예방과 치료를 위해 규칙적으로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했다. 그는 “비만인 대사증후군 환자라면 체중을 줄여야 한다”며 “고지방·고탄수화물 음식을 피하고 좌식 생활을 줄이고 걷기운동을 많이 해 신체 활동을 늘리는 게 도움된다”고 했다.
bluesky@hankyung.com
도움말=김양현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박홍석·김종욱 고려대 구로병원 비뇨의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