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루 김 "北, 트럼프 행정부 내에 합의봐야 한다는 것 알아"

올브라이트 방북 거론하며 "정권 안 바뀌었으면 수교 맺어졌을 수도"
"북한, 워싱턴 돌아가는 사정 밝아 놀랄 정도…셈법 가동"
북한은 과거 미국의 정권교체로 협상이 어그러졌던 교훈을 바탕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내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걸 인지하고 있다고 앤드루 김 전 미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이 22일(현지시간) 전했다.김 전 센터장은 이날 스탠퍼드대학의 월터 쇼렌스틴 아시아ㆍ태평양연구소 강연에서 "그들(북한)도 한 정권 내에 합의를 봐야 한다는 걸 알고 있다"며 "왜냐하면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 이후에는 어떻게 굴러가게 될지 그들이 알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지금 합의를 보길 원하면서 그에 집중하는 이유는 아마도 트럼프 행정부가 그들이 상대하길 원하는 미국 정부라는 평가를 했기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김 전 센터장은 "그들이 우리를 신뢰할 수 있느냐?"라고 물음을 던진 뒤 아마 북한은 다음 정권이 들어섰을 때 이번에 이뤄진 북미 간 합의를 다시 폐기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미국의 정치를 매우 면밀하게 관찰한다"며 "북한 사람들과 대하면서 그들이 어떤 특정한 언급을 할 때 워싱턴에서 굴러가는 정치에 대해 많이 알고 있어 놀랄 때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 매우 면밀하게 주시하고 (기사나 글 등을) 읽는다"고 덧붙였다.그러면서 "북한은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가 그들이 협상을 타결지을 수 있을 만한 행정부인지, 몇 년 더 기다리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게 될 것인지 등에 대해 주판알을 튕겨야 한다"며 "나는 그들의 마음속에서 많은 셈법이 가동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전 센터장은 "그러나 그들이 배운 교훈이 하나 있다"며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00년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부 장관의 방북을 거론했다.

그는 "올브라이트 전 장관은 당시 굉장한 방북을 했다"며 "앨 고어 부통령이 만약 대선에서 이겼다면 아마도 북미는 외교적 관계를 맺게 됐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그러나 부시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없던 일이 됐다"며 정권이 바뀌지 않았다면 북미 간 국교가 수립됐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