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D-3] 北의전팀, 휴일에도 메트로폴 총출동…동선 최종점검

호텔 VIP 차고 보수작업 포착…군인들은 호텔 정원 집중 수색
김창선·박철 오전 2시간 둘러봐…박철, 취재진에 "지금 뭐하는 거냐" 예민반응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서실장'격인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등 북한 의전팀이 2차 북미정상회담이 사흘 앞둔 24일 이른 아침부터 베트남 하노이 시내 메트로폴 호텔을 방문했다.김 부장은 이날 오전 10시(이하 현지시간)께 박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평화위) 부위원장과 숙소인 베트남 정부 영빈관을 빠져나와 바로 맞은 편에 위치한 메트로폴 호텔 내 '컨퍼런스&비즈니스 센터'에 들어갔다.

북한 의전팀 인사들이 전날에 이어 이곳에서 김 위원장의 의전 문제와 관련해 회의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박 부위원장의 경우 김 부장과 동행하기에 앞서 이날 아침 일찍이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책략실장과도 메트로폴 호텔을 한 차례 왔다 갔다.김 부장과 동행하던 박 부위원장은 뒤쫓아가 촬영하던 취재진에게 "지금 당신 뭐 하는 것이냐"(Hey, what do you think you are doing?)이라며 다소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김 부장과 박 부위원장 등은 호텔 내부 정원 등도 둘러보고 오전 11시 50분께 영빈관으로 복귀했다.

이들과 협의하는 일행 가운데는 미측 인사로 추정되는 인물도 1명 목격됐다.앞서 김 부장 등 의전팀 인사들은 지난 16일 하노이 도착 후 닷새 연속 메트로폴 호텔을 찾은 바 있다.

이후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가 중심이 된 '의제' 실무협상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좀처럼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전날에 이어 재차 메트로폴을 방문했다.

최근 메트로폴 호텔이 김정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장으로 유력하다고 알려진 상황에서 북한 의전팀이 이곳을 계속해서 방문하는 것은 회담장 시설을 최종 점검하기 위한 것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다만, 일각에서는 영빈관과 오페라하우스도 여전히 정상회담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메트로폴 호텔 안팎도 보안이 한층 강화되고 도색 작업 등 손님맞이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군인 8∼9명이 투입돼 금속탐지기로 호텔 정원 구석구석과 호텔 앞 가로수 및 화분 등을 샅샅이 수색하고 있었고, 출입구 2곳에 전날에는 보이지 않던 경호원이 추가 배치됐다.

특히 호텔 정원 인근에 굳게 닫힌 'VIP 차고' 안쪽에서는 도색 작업이 한창이었다.

호텔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해당 장소가 "VIP 전용 주차장(car parking for VIP)"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의 경호를 담당하는 김철규 호위사령부 부사령관도 전날 심야까지 이곳을 중심으로 동선과 시설 등을 집중 점검했다.

북측 인사들은 메트로폴 호텔의 구관과 신관 격인 '히스토리컬 윙'과 '오페라윙'을 잇는 정원과 회랑 쪽을 계속해서 드나드는 모습이었다.

따라서 메트로폴 호텔이 회담장으로 사용된다면 이 공간이 모종의 역할을 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숙소로 확실시되는 JW메리어트 호텔에는 전날 미 대통령 전용 리무진 2대가 등장한 데 이어 이날은 새로운 경호 차량이 추가로 등장했다.

JW메리어트 호텔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숙소로 일찌감치 거론됐다.

반면 김 위원장의 유력한 숙소로 거론된 멜리아 호텔의 경우 이날 오전 호텔 로비에 있는 대형 스크린에 이 호텔 7층에 '미국 프레스 센터'가 마련됐다는 안내가 등장했다.

북측 인사들의 특별히 이곳을 방문하는 등 동향은 포착되지 않았다.아직 김 위원장의 숙소가 베일에 가려진 상황에서 해당 호텔이 최종 낙점돼 김 위원장과 미 취재진이 '동거'하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