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보면서 일해요" 공유오피스 조망권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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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점 190곳…3년새 5배 성장대기업까지 뛰어든 공유오피스 시장에서 ‘조망권’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한강 조망이 가능한 초고층 빌딩에 공유오피스가 속속 들어서면서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조망권, 사업에 도움"
초고층에 들어선 롯데 워크플렉스롯데물산은 지난달부터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30층에 프리미엄 서비스드 공유오피스인 ‘워크플렉스 롯데월드타워’를 열었다. 이 공유오피스는 석촌호수와 한강 등 서울의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총 66개 실, 565석 규모로 구성된 워크플렉스 롯데월드타워는 2인실부터 75인실까지 맞춤형 업무 공간을 제공한다. 타워 품격에 맞게 편안하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도입했고, 인당 전용면적도 다른 공유오피스(인당 4~5㎡)에 비해 넓은 6.6㎡ 정도다. 오피스 서쪽으로 한강과 남산타워를 볼 수 있고 북쪽으로는 아차산과 한강 및 올림픽대로, 남동쪽은 남한산성, 남서쪽은 석촌호수와 청계산을 볼 수 있다. 김상천 롯데물산 타워영업팀장은 “국내 최고 높이 전망을 갖춘 고급 공유오피스”라며 “한강의 주경뿐 아니라 야경도 감상할 수 있는 높이”라고 강조했다. 오피스 임대료는 창가 쪽이 100%라면 창문이 잘 보이지 않는 구석은 80%로 전망에 따라 차등을 뒀다.
홍콩계 공유오피스 업체인 디이그제큐티브센터(TEC·The Executive Centre)는 2016년 여의도 국제금융센터 3동(Three IFC) 43층에 다섯 번째 사무실을 열었다. 개별 오피스 공간과 라운지 공간 모두에서 한강 전망이 보인다. TEC Three IFC점을 이용하는 한 외국계 투자운용사 관계자는 “개인 공간뿐 아니라 라운지 공간에서 한강 조망이 가능해 손님이 방문했을 때 라운지에서 만난다”며 “조망도 사업에 도움이 된다”고 만족을 나타냈다.한강변 공유오피스 속속 준비 중
국내 대표적 공유오피스 업체인 위워크(WeWork)도 2020년 준공되는 여의도 파크원 내 공유오피스를 열 계획이다. 여의도 파크원은 IFC보다 한강변에 가깝다. 최근 파크원 책임임차를 맡은 포스코건설과 상호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맺었다. 위워크는 포스코건설의 책임임차 공간 중 총 3개 층을 관리 및 운영할 예정이다. 파크원은 총 63만㎡ 면적에 오피스 빌딩 2개 동과 호텔 1개 동, 판매시설 1개 동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소호사무실 및 공유오피스 전문기업인 씨티큐브도 광진구에 있는 강변 테크노마트 사무동 20층에 씨티큐브 8호점 강변점을 열 계획이다. 공식 오픈은 오는 6월로 내부 공사 중이다.씨티큐브 강변점 개설이 확정된 테크노마트 사무동은 복합쇼핑몰 테크노마트에 입점한 CGV, 롯데마트, 엔터식스 등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서울지하철 2호선 강변역이 직접 연결되는 데다 동서울터미널이 인근에 있어 교통 편의성도 갖췄다는 평가다. 씨티큐브 강변점은 ‘한국형 공유오피스’라는 씨티큐브의 기업 철학을 인테리어 디자인에 반영할 예정이다. 철재 소재를 주로 이용한 기존 공유오피스와 달리 목재 소재를 써 따뜻한 감성을 담고 개방성이 중요한 공용 공간과 효율성이 중요한 업무 공간은 목적에 맞게 차별성을 둔다. 여기에 3면이 탁 트인 한강 조망이 더해져 입주사는 쾌적한 업무 환경을 누릴 수 있다.
글로벌 부동산컨설팅 회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서울지역에 들어선 공유오피스 지점 수는 총 190개, 임차면적은 30만8000㎡에 달한다. 지난해 서울 대형오피스 빌딩 내 공유오피스 임차면적은 10만2290㎡로 2016년(2만903㎡) 대비 5배로 급증했다. 그동안 공유오피스 시장 성장은 위워크, 패스트파이브, 르호봇 등 상위 3개사가 끌어왔지만 최근 막대한 자금력과 계열사 간 협업으로 무장한 대기업들이 시장에 속속 진출하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현대카드는 2017년 서초동에 스튜디오블랙을 오픈했다. 지난해에 한화생명은 드림플러스, LG그룹의 부동산 관리 자회사인 서브원은 플래그원을 선보였다. 아주그룹은 스파크플러스, 롯데그룹은 워크플렉스를 론칭했다. 최근에는 하이트진로와 벤처캐피털 더벤처스가 서초에 공유오피스 뉴블록을 열었고, 태평양물산 신세계인터내셔날 등도 공유오피스 시장에 진출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