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D-2] "폼페이오, '北이 美에 60%만 동의해도 다행'이라 말해"

NYT 소개…"폼페이오 최대 과제는 北핵폐기 시간표 끌어내기"
"72세 트럼프, 절반 연배인 김정은에게 속지 않도록 막을 임무"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릴 2차 북미정상회담과 관련,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가장 큰 과제는 북한 핵 프로그램의 '폐기(dismantling) 시간표'를 끌어내는 것이 될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NYT는 이날 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그간 실무협상을 지휘해온 폼페이오 장관의 역할과 관련해 "이제 그는 가장 큰 시험에 직면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NYT는 이번 정상회담 목표와 관련, "하노이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가장 큰 과제는 김정은으로부터 핵 프로그램 폐기 시간표를 끌어내는 것"이라며 "그는 또한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를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에 대한 양측의 기본적인 정의 재정립에서부터 비핵화 시간표라는 구체적인 성과까지 도출해내야 할 막중한 임무가 그에게 주어졌다는 것이다.폼페이오 장관이 이번 회담에서 72세의 트럼프 대통령이 절반 연배인 '교활한 지도자' 김정은 말에 속지 않고,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협상 입장을 훼손하지 않도록 막아야 하는 것도 그의 임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성급한 양보를 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단독으로 함께 있는 시간을 가능한 한 줄이려 한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폼페이오 장관이 직무를 맡아 거의 1년이 흐르는 동안 백악관의 발표나 정책에 맞서지 않으면서도 대통령의 호의 속에 트럼프 시대의 고위 각료들이 거의 달성하지 못한 일을 해냈다고 평가했다.하지만 2차 북미정상회담이 임박하면서 녹록지 않은 협상의 현실을 감안해 목표치를 낮추는 듯한 움직임도 감지된다고 NYT는 짚었다.

일례로 폼페이오 장관은 여전히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가 목표라고 하지만 "북한 핵무기 위협을 줄이는 것(reduce)을 추구한다"라는 말을 했다며 '줄이다'라는 단어를 쓴 것은 서서히 현실을 받아들이는 신호라고 NYT는 주장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한국 전문가들과 사석에서 "미국이 요구해온 것 가운데 북한이 60%만 폐기(dismantle)하겠다고 해도 다행일 것"이라며 "이마저도 다른 어떤 정권이 이룬 것 이상"이라고 말했다고 NYT는 전했다.
한편 그동안 폼페이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의 전도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NYT는 이란 제재, 베네수엘라 사태 등의 사안에선 미국이 동맹국과 공조 강화를 추진하지만, 국제적 유대를 심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전문가 지적을 소개하며 "폼페이오 리더십에서 중요한 의문은 이제 그가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의 메가폰 역할을 해야 할지 아니면 불편한 외교 현실을 놓고 대통령과 좀 더 단호하게 맞서야 할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가령,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란 군대가 시리아에 주둔하는 한 미군도 머물 것"이라고 말하는 등 때로는 자신의 견해를 밝힌다.

하지만,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이슬람 무장조직 IS(이슬람국가) 등의 문제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노선을 고수하고, 이와 상반된 정보기관의 평가를 인정하지 않는다.미국의 한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과 아프가니스탄 문제에 대해 직접 대화하며 볼턴을 배제시키는 듯한 모양새를 연출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