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회담 D-2] "아태 기업인 56%, 비핵화 후 대북사업 고려"

전경련, 아태 기업인 35명 설문…"베트남식 개혁정책 바람직"
아시아·태평양 지역 기업인 10명 중 6명은 북한의 비핵화 이후 개혁·개방이 이뤄지면 대북사업을 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아태지역 100여명의 기업인을 대상으로 1개월간 벌인 '한반도 안보·경제 전망 설문조사' 결과를 25일 공개했다.

조사 대상은 미국, 중국,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20개 국가 정상이 임명하는 ABAC(APEC기업인자문회의) 전·현직 위원 중 선정했으며 총 35명이 설문에 응했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67.7%는 올해 북한의 비핵화가 진전된다면 한반도 내 긴장국면이 완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향후 남북관계 개선이 아태지역의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 응답은 97.1%였다.

아울러 응답자의 절반 이상(55.9%)은 북한이 비핵화 이후 본격적인 개혁·개방을 통해 사업 환경을 안정화할 경우 대북사업을 고려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는 신시장 개척 및 새로운 사업기회 모색(47.1%), 저렴한 노동력 활용(17.7%), 사회간접자본(SOC) 개발 참여(19.6%), 동북아시장 진출(7.8%), 지하자원 개발 참여(7.8%) 등을 들었다.바람직한 북한 경제의 개혁·개방 모델로는 응답자의 64.7%가 베트남식 개혁정책 '도이모이'(Doi Moi)를 선택했으며 중국식 모델을 꼽은 비율은 26.5%에 그쳤다.

북한 경제의 재건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는 UN·미국 등 대북 경제 제재 해제(28.4%), 중국·베트남 수준 외국인 투자여건 조성(28.4%), 남·북·러 가스라인 연결 등 동북아 에너지·물류·교통망 구축(27.2%) 등이 언급됐다.

엄치성 전경련 상무는 "한국 기업과 아태 기업 모두 북한 비핵화 이후 대북사업에 관심이 큰 만큼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완전 비핵화를 위한 가시적 조치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엄 상무는 이어 "그동안 우리 기업의 대북사업의 걸림돌로 작용한 투자보장시스템 미비, 국내법·북한법·남북합의서 등 3원적 법·제도 적용 등이 근본적으로 개선되도록 정책당국에서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