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내일 동당역 거쳐 하노이 입성 유력…현지 행보 관심↑

박닌성·하이퐁·하롱베이 등 방문 가능성 거론
하노이 주요 시설 보안도 강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용 열차가 멈출 것으로 예상되는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현지 군 관계자들이 모여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오는 27~28일 열리는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내일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할 전망이다. 김 위원장의 현지 동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 23일 평양에서 출발한 김 위원장의 전용 열차는 북·중 접경인 단둥(丹東), 톈진(天津), 정저우(鄭州) 등을 거쳐 25일 오전 7시(현지시간)께 우한을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회담 일정을 감안한다면 창사(長沙)∼난닝(南寧)∼핑샹(憑祥)으로 이어지는 4500㎞ 최단거리를 통해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서 입국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이후 김 위원장은 국도 1호선을 따라 승용차로 하노이까지 이동할 전망이다. 베트남 당국은 현지시간으로 25일 오후 7시부터 26일 오후 2시까지 국도 1호선 랑선성 동당시∼하노이 170㎞ 구간에 대해 10t 이상 트럭과 9인승 이상 차량 통행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특히 26일 오전 6시부터 오후 2시까지는 이 구간 모든 차량의 통행이 전면 금지된다. 김 위원장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의 삼성전자 방문 여부도 관심 대상이다. 삼성전자 베트남 박닌성 스마트폰 공장은 김 위원장이 이동할 국도 1호선상에 위치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의전을 맡은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은 지난 17일 승용차를 타고 삼성전자 공장 주변을 점검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하노이 도착 전 삼성전자 공장을 들러 시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일단 삼성전자 베트남법인은 김 위원장 방문설이 '실체'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별다른 준비 없이 대기 상태만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베트남 개혁개방정책(도이머이)을 상징하는 항구도시 하이퐁의 산업단지와 하노이 동쪽 꽝닌성에 있는 유명 관광지 하롱베이 역시 유력한 방문 후보지로 꼽힌다. 하이퐁에는 외국인직접투자(FDI) 기업이 대거 몰려 있다. 지난해 유치한 투자액만 31억 달러(약 3조4000억원)에 달해 체제를 유지하며 경제발전을 꾀하는 김 위원장에게 좋은 참고가 된다는 분석이다. 하롱베이는 김 위원장의 조부인 김일성 북한 주석이 베트남을 두 번째로 방문한 1964년에 찾았던 곳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숙소로 유력한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 호텔 주변에 경찰이 대거 배치됐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의 '의제' 관련 실무협상도 일부 진척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노이의 외교 소식통은 이날 "북미 양측이 밀도 있는 협상을 진행하면서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면서 "작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정상회담 때보다는 훨씬 진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견이 좁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하노이 선언'에 영변 핵시설 폐기 등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 연락사무소 개설, 종전선언 등이 담길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2차 북미 정상회담이 다가옴에 따라 베트남 주요 시설에 대한 보안도 부쩍 강화됐다. 북측 관계자들이 묵고 있는 하노이 시내 베트남 정부 게스트하우스(영빈관)에서는 이날 베트남 군 당국의 폭발물 및 화학물질 탐지 작업이 진행됐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숙소로 유력한 멜리아 호텔은 오는 26일부터 3월 2일까지 로비의 식당과 1층 바를 제외한 시설이 폐쇄된다. 한 호텔 관계자는 "보안 문제로 지금 다들 신경이 곤두서 있다"면서 "내일은 보안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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