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만에 다시 만나는 UAE 왕세제·이재용 부회장

26일 화성 반도체 사업장 방문
美글로벌파운드리 M&A 포석?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 26일 방한하는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왕세제(왕의 동생)를 만난다. 지난 11일 UAE의 수도 아부다비에서 회동한 지 2주일 만이다. 두 사람의 잇단 만남에 “삼성과 UAE가 조만간 반도체 또는 5세대(5G) 이동통신 분야에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내놓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무함마드 왕세제는 26일 삼성전자 경기 화성 반도체 사업장을 방문한다. 이 부회장은 무함마드 왕세제 일행을 직접 안내하고 현장에서 면담도 할 것으로 알려졌다.재계에서는 두 사람이 2주일 만에 다시 만나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지난 11일 아부다비에서의 1차 회동 때 주고받은 논의를 이번 만남에서 구체화하지 않겠느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UAE 국영기업 ATIC는 세계 3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미국 글로벌파운드리(점유율 8.4%)의 지분 90%를 갖고 있다. 업계에서는 두 사람이 삼성전자의 글로벌파운드리 인수 문제를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외신 및 업계에 따르면 ATIC는 글로벌파운드리 보유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세계 2위 파운드리 업체인 삼성전자(점유율 14.9%)가 글로벌파운드리를 인수하면 대만 TSMC(50.8%)에 이어 확고한 업계 2위로 올라설 수 있다.

이 부회장이 최근 “파운드리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고 선언한 것도 인수합병(M&A)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꼽힌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글로벌파운드리에 14나노 반도체 미세공정 기술을 라이선스 방식으로 제공하는 등 지금도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며 “삼성이 글로벌파운드리를 인수하면 AMD 등 대형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삼성전자가 M&A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삼성전자보다 미세공정 기술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M&A를 통한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일각에선 중국 기업 손에 넘어가면 향후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마이크론 등 미국계 정보기술(IT) 업체가 적극적으로 인수를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오상헌/좌동욱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