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 하나로…모든 은행의 본인계좌 조회·이체 가능

금융위, 오픈뱅킹 연내 구축

"제2, 제3의 토스 등장 기대"
금융위원회는 핀테크(금융기술) 기업과 은행권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동결제시스템(오픈뱅킹)을 연내 구축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스마트폰에 설치한 앱(응용프로그램) 하나로 모든 은행 계좌에 접근해 결제·송금 등 금융서비스를 실시간 활용할 수 있다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은행 공동결제시스템은 은행권 오픈 API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API는 특정 프로그램의 기능이나 데이터를 다른 프로그램이 접근할 수 있도록 미리 정한 통신규칙을 뜻한다.
현행 은행 결제망은 은행권만 이용할 수 있고 은행도 자기 은행 계좌 기반 업무만 가능하다. 하지만 공동결제시스템은 핀테크 기업이나 은행이 다른 은행의 결제망에서 사전에 약속된 API에 따라 결제·송금 등의 데이터 전송을 요청하면 자동으로 데이터가 전송되는 오픈뱅킹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식이다. 현재 카카오페이 등 페이업체들은 높은 수수료를 내는 은행 펌뱅킹망을 쓰고 있다. 금융위는 수수료가 펌뱅킹망의 10분의 1 수준인 새로운 공동 결제망을 만들고 여기에 페이업체들을 참여시킨다는 계획이다.

공동결제시스템이 본격 구축되면 예를 들어 농협은행에 계좌를 가지고 있는 고객도 국민은행의 휴대폰 앱을 이용해 농협은행 계좌에 있는 돈을 이체하거나 결제할 수 있다. 별도로 농협은행 앱을 깔지 않아도 국민은행 앱만으로 결제와 송금이 가능하다는 뜻이다.금융위는 이 시스템 구축을 통해 은행들도 고객 확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권대영 금융위 금융혁신기획단장은 “예를 들어 지금은 국민은행의 전용 앱인 ‘리브’를 만들어도 국민은행 고객만 쓸 수 있지만 앞으로는 모든 은행 거래자가 사용할 수 있다”며 “은행들은 고객 확대 효과를 누릴 수 있고 은행 간 치열한 경쟁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핀테크업계에선 공동결제시스템이 구축되면 제2, 제3의 토스가 속속 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표적 간편송금 서비스인 토스는 개별 은행과 일일이 제휴를 맺느라 현 서비스망을 구축하는 데 3년의 시간이 걸렸지만 앞으로는 신생 핀테크 기업들도 즉각 은행권 정보와 연계된 금융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건당 400~500원인 시스템 이용 수수료도 10분의 1 수준인 건당 40~50원으로 낮춰줄 계획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