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여론조사 시작…'국민1표=당원14표' 막판 최대 변수

2·27 전당대회

설문조사 1위 한 오세훈 후보, 여론조사 결과에 막판 기대
"황교안 후보 당원지지도 공고…뒤집기 쉽지 않아" 분석 많아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 당권주자들이 25일부터 이틀간 실시하는 일반 국민 대상 여론조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대표 경선에서 여론조사는 30%가 반영된다. 선거인단(대의원, 책임·일반 당원) 투표 비중(70%)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조사 대상자 수가 3000명으로 한정된다는 점이 변수다. 여론조사 응답자 한 명의 표가 선거인단 14명의 표와 맞먹는 위력을 갖기 때문에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부터 3개 여론조사 회사가 오전 10시부터 12시간 동안 유무선 전화를 걸어 지지하는 당대표 후보를 묻는 여론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응답이 없는 경우 조사 대상에서 제외하고 다른 응답자를 찾는 식으로 3000명의 응답을 모두 채운다.한국당은 전당대회 선거인단의 모바일·현장 투표(70%)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30%) 결과를 합산해 선출한다. 지난 23~24일 이뤄진 모바일·현장 투표의 합산 투표율은 24.6%였다. 책임·일반 당원 36만9952명 중 9만943명이 투표를 마쳤다. 전당대회 당일 8115명의 대의원이 모두 투표한다고 가정하면 총 투표자 수는 10만 명에 조금 못 미친다.

선거인단의 투표율을 감안할 때 여론조사 응답자 1표의 가치(반영 비중 0.01%)는 선거인단 1표(0.0007%)의 14배에 달한다. 3000명의 여론조사 응답자가 약 4만2000표를 행사하는 셈이다.

대중성 면에서 강점이 있는 오세훈 후보가 여론조사 결과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오 후보는 여론조사 회사 한국갤럽이 지난 19~21일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37%의 지지를 얻어 황교안 후보(22%)와 김진태 후보(7%)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다만 황 후보에 대한 당원들의 지지도가 워낙 공고해 오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선전하더라도 막판 뒤집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많다. 리얼미터가 지난 20~22일 한국당 지지자 710명을 대상으로 당대표 후보 지지도 설문조사(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7%포인트)를 한 결과 황 후보와 오 후보는 각각 60.7%와 15.4% 지지를 얻었다. 선거인단 투표가 이대로 이뤄졌다면 황 후보는 약 10만 표 중 6만 표를, 오 후보는 1만5000표를 확보하게 된다. 이런 격차라면 오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몰표를 받아도 황 후보를 이기는 것은 어렵다.

다만 선거인단 투표에서 1·2위 후보 간 득표율 격차가 20%포인트 안팎으로 좁혀지면 여론조사가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