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 첫 中전담 IP팀 설립…우리기업 '특허 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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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w & Biz중국이 ‘짝퉁대국’ 오명을 씻고 기술 패권국으로 거듭나려 하고 있다. 특허 부문에서는 이미 강국이다.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에 따르면 중국의 2017년 특허 출원은 138만1594건이었다. 세계 특허 출원의 43.6%에 달하는 규모로 2위인 미국(60만6956건)보다 2.3배 많다. 중국은 2015년 ‘중국제조 2025’를 천명하면서 첨단산업굴기를 선언했다. 이 과정에서 지식재산권(IP) 침해, 기술 도용 등 글로벌 기업들과의 특허소송도 증가하고 있다. 미국 메모리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과 중국 국영기업 푸젠진화의 D램 기술을 둘러싼 분쟁이 대표적이다. 여러 기술 분야에서 중국과 경쟁하는 한국 기업들의 걱정도 깊어지고 있다.
로펌 스페셜리스트 - '지재권 분야 최고 중국통' 김앤장 중국지재팀
지난 1월 국내 엔터社 대리 맡아
김앤장법률사무소는 국내 기업의 중국 진출이 활발해지는 것을 지켜보며 일찍이 관련 소송이 늘어날 것을 예측했다. 2003년 지적재산권그룹 내에 중국지재팀을 신설한 이유다. 중국을 전담하는 IP팀을 구성한 사례는 국내 로펌 중에선 김앤장이 최초다. 김앤장 관계자는 “한국과 중국 사이의 IP 이슈는 더 복잡한 형태를 띠면서 분쟁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중국지재팀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중국지재팀은 최근 여러 승소 경험도 쌓았다. 올 1월엔 국내 엔터테인먼트기업을 대리해 중국 유명 기업 3곳을 상대로 진행한 특허침해소송에서 거액의 손해배상금을 인정받았다. 재판을 담당한 베이징지식재산권법원은 중국 기업들에 특허침해 행위 정지를 명령하고 법정배상액인 100만위안을 넘어서는 330만위안(약 5억4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중국에서 한국 대기업이 중국 유명 기업을 상대로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해 법정금액을 넘는 손해배상금을 이끌어낸 첫 사례다.
승소를 이끈 한상욱 변호사(사법연수원 17기)는 “중국 특허소송에서는 초반에 침해 증거를 어떻게 확보하는지가 매우 중요하다”며 “중국 로펌과 긴밀히 협력해 제소 전부터 공증 등을 통해 증거를 수집하고 소송 제기와 동시에 법원에 증거 보존 및 현장검증을 신청하는 등의 노력이 빛을 발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피고의 상소로 중국 최고인민법원에 올해 설치된 지식재산권법정의 1호 사건으로 심리가 진행되고 있다.
2003년 설립 당시부터 깊이 관여한 한 변호사가 중국지재팀을 이끌고 있다. 그는 2017년부터 한국지적재산권변호사협회장을 맡고 있으며, 한·미 민간전문가협의회 지식재산 분야 한국대표 등을 지낸 국내 IP 분야 전문가다.중국변호사도 여럿 있다. 장치치아오 변호사는 중국 대형 로펌인 준허 및 올브라이트에서 특허 출원 및 소송 사건의 경험을 쌓고 2017년 김앤장에 합류했다. 노광 이해란 중국변호사도 IP 이슈를 지원하고 있다. 변리사도 다수 있다. 전자 화학 상표 기계 등 여러 분야에서 8명의 변리사가 활동하고 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