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관과 비관 교차…운명의 '하노이 核담판' 막 오르다

트럼프·김정은 하노이 입성…27일 사교만찬, 28일 본회담
'영변+α' 핵시설 폐기 합의가 관건…美 상응조치도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만찬을 시작으로 한반도 명운이 달린 이틀간의 ‘북핵 담판’을 벌인다. 두 정상은 이를 위해 26일 각각 하노이에 도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밤 9시15분께 전용기 에어포스원을 통해 하노이국제공항에 내렸다. 김정은은 이보다 이른 오전 8시30분께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열차로 도착한 뒤 승용차로 갈아타고 2시간30분을 달려 하노이 숙소에 짐을 풀었다.두 정상은 27일 사교만찬에 이어 28일엔 본회담을 할 예정이다. 28일 단독 정상회담과 확대 정상회담, 업무오찬, ‘하노이선언’ 서명식 등이 연달아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상 확정된 일정만 따져도 두 정상은 이틀간 5번 이상 만난다.

이번 회담의 최대 관심사는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다. 지난해 9월 남북한 정상회담 때 김정은이 미국의 상응조치를 전제로 언급한 영변 핵시설 외에 다른 핵시설까지 폐기하는 ‘영변+α’가 합의문에 담길지 주목된다.

미·북은 수차례 실무협의를 통해 정상회담 합의문에 영변 외에 동창리와 풍계리 등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지역을 명시하고, 관련 시설을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국제기구의 검증하에 폐기한다는 쪽으로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시설 외에라늄 핵농축 시설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까지 합의문에 들어갈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국의 상응조치로는 종전선언과 연락사무소 개설,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청와대는 전날 미·북 간 종전선언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종전선언이 이뤄지면 1950년 6·25전쟁 발발 후 69년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로 향하는 전용기에서 띄운 트위터를 통해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고대한다”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보다 먼저 하노이에 도착해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 정상회담 의제를 최종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노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