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벤처 키우는 '테크노파크'…전국 19곳이 기술 혁신 '용광로'

4차 산업혁명 메카 테크노파크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핵심 거점기관인 테크노파크가 올해 로봇·디스플레이·바이오 등 미래 산업 육성을 본격화한다. 하늘에서 바라본 충남테크노파크. /충남테크노파크 제공
광주광역시에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제조기업 인셀(대표 정창권)은 회사 설립 초기 투자금 유치와 기술 개발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2009년 광주테크노파크(광주TP)에 입주했다. 이 회사는 광주TP의 기술투자 컨설팅과 성장단계별 맞춤형 지원사업에 힘입어 매출이 입주 때 8억원에서 지난해 480억원으로 성장해 ‘광주 스타기업’이 됐다. 충남TP는 디스플레이, 바이오, 2차전지 등 4차산업 융복합 기술혁신을 위해 대학과 연구기관의 첨단기술을 기업에 이전하는 ‘기술거래 촉진 네트워크’ 사업을 추진했다.

전국 테크노파크가 4차산업을 선도하는 핵심 지원기관 및 지역혁신 거점기관으로 자리잡았다. 1998년 경기·인천·충남·광주전남·대구·경북TP 등 6개에서 지난해 세종TP 설립 인가로 20년 만에 19개로 늘었다. 전국 TP 입주 기업은 2007년 826개에서 지난해 2256개로 10년간 세 배 가까이로 늘었다. 이 기간 고용 인원은 1만6564명에서 1만9674명으로 늘었고 매출은 3조5200억원에서 17조6031억원으로 증가했다. 한국테크노파크진흥회 관계자는 “전체 TP 직원(2380명)의 절반 이상이 석·박사급 연구원으로 4차산업 기술 지원 및 기업 지원 역량이 전문화돼 있다”며 “올해는 중소벤처기업부, 광역단체와 함께 지역 신사업을 창출하고 스마트공장 확산, 기술혁신 등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도권·강원·충청권 ‘수소산업 육성’

수도권을 비롯해 대전과 충청권 TP는 올해 4차산업 육성을 위해 수소산업, 3D(3차원) 프린팅, 스마트공장, 기업 지원 플랫폼 조성에 초점을 맞췄다. 경기TP는 올해 스마트 제조 기반 구축 및 확산을 역점사업으로 추진한다. 664억원을 투입해 제조업 혁신 플랫폼을 조성한다. 경기 남부 지역은 700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할 방침이다. 2020년 완공을 목표로 300억원을 들여 스마트제조혁신센터를 구축하고, 3D 프린팅 비즈니스 모델 발굴을 위한 기술지원 사업도 추진한다. 인천TP는 올해 95억원을 들여 전문기업 육성에 나선다.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핵심 기술 기반센터를 구축해 기업 지원 플랫폼을 제공한다. 올해 80개 기업을 대상으로 스마트공장 보급을 지원하는 등 2022년까지 스마트공장 1000개를 구축하기로 했다. 충남TP는 디스플레이, 자동차 부품, 바이오, 2차전지 분야를 집중 육성한다. 2025년까지 5281억원을 들여 차세대 디스플레이 핵심 기술인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플렉시블 기술 개발과 플랫폼을 구축한다.기업·대학·연구기관과 연계한 기술교류 네트워크 활성화 등 지역기업 성장지원 체계도 마련한다. 강원TP는 산업기술단지 거점 기능 지원과 수소·탄소산업에 주력한다. 16억5000만원을 들여 기술교류센터, 기술닥터제 등을 운영한다. 강원도형 수소·탄소산업 육성을 위해 수소액화시스템 개발, 액체·고체 저장 부품 및 용기 개발과 응용 제품군 개발사업에 집중 투자한다. 대전TP는 수소를 포함한 에너지산업에 역량을 쏟기로 했다. 250억원을 들여 올해부터 3년간 수소산업 전주기 제품 안전성지원센터를 건설한다. 센터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지구인 대전 유성구 둔곡·신동지구에 들어선다. 수소부품 시험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시험시설 건립과 실증시험 설비를 도입한다.
부산·광주·영호남권 ‘반도체 플랫폼’

부산TP는 부산형 국가혁신클러스터 구축에 힘을 쏟는다. 산업기술단지를 연계해 기업 투자를 촉진하고 산·학·연 생태계 조성, 지역성장거점 연구개발(R&D)을 추진한다. 파워반도체 연구 플랫폼 구축에도 집중한다. 전기차와 ESS 등에 필수적인 파워반도체 신산업 육성을 위해 올 상반기 실리콘카바이드(SiC) 일괄 공정라인 장비를 구축하고, 기술서비스 기반과 인증시스템을 마련한다. 센텀기술창업타운을 활용해 기술창업 기업을 육성하고, 글로벌 수출 스타기업 지원사업도 펼친다. 울산TP는 마이크로그리드 실증 사업에 집중한다. 마이크로그리드는 연료전지 등 ESS에 통합 솔루션을 적용한 친환경 에너지 자립형 단지를 말한다. 울산TP는 2023년까지 323억원을 들여 고온연료전지·2차전지 융합 에너지시스템 구축사업을 추진한다.
대구TP는 대구에서 시작한 스타기업 정책이 지난해 정부 사업으로 확대되자 스타기업 육성을 확대할 계획이다. 경북TP는 2015년 전국 최초로 도입한 기술금융센터의 기능을 강화하고 지역특성화 펀드 조성 등 기술혁신형 기업성장지원 및 창업생태계 활성화에 나선다. 기업 수요 중심의 정책 수립, 특화산업 앵커기업 육성을 통한 투자 유치 지원, 스마트공장 확대 등을 전략과제로 선정했다. 경남TP는 로봇, 지능형 기계, 친환경 자동차, 항공, 액화천연가스(LNG) 벙커링, 나노금형 분야를 집중 지원한다. 2020년까지 420억원을 들여 특수제조환경 로봇토털솔루션 기반 구축 사업을 추진한다.

광주TP와 전남TP는 스마트공장과 드론산업 기반 조성에 집중한다. 광주TP는 134개 기업의 스마트공장 건립에 올해 133억원을 지원한다. 인공지능, 미래자동차, 에너지 신산업, 바이오의료와의 연계 방안도 구상 중이다. 전남TP는 에너지 신산업과 드론산업에 초점을 맞췄다. 에너지·정보통신기술(ICT) 융복합지식센터를 구축하고, 무인기 실증 공간이 있는 고흥에 우주항공첨단소재센터를 세워 무인기 신사업을 추진한다.전남TP 관계자는 “드론산업 생태계 구축과 드론서비스 시장 개척을 위해 드론아카데미와 조종자 국가시험장을 활용한 전문가 양성, 드론특화지식산업센터 구축, 드론 성능검증·표준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강태우 기자/전국종합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