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졸업식장서 "분노하라" 당부한 방시혁 빅히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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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의 싸움꾼이 돼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겁니다.”
29일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열린 제73회 학위수여식에서 축사를 한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47)는 “여러분이 깊은 고민 끝에 선택한 길이 무엇이든 앞으로의 여정에는 무수한 부조리와 몰상식이 존재할 것”이라며 “‘분노의 화신’ 방시혁처럼 여러분도 분노하고 맞서 싸우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야 문제가 해결되고 이 사회가 변한다”고 강조했다.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을 기획한 방 대표는 서울대 인문대학 미학과를 졸업했다. 방탄소년단은 2018년 한국인 가수 최초로 미국 ‘빌보드 200’에서 1위를 거머쥔 세계적인 보이그룹이다. 방 대표는 JYP엔터테인먼트에서 독립한 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를 세워 작년 유니콘(기업 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 대열에 진입시켰다. 이번 방 대표의 축사는 오세정 서울대 총장이 직접 부탁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방 대표는 축사에서 자신을 만든 에너지의 근원이 ‘화(火)’였다고 소개했다. 그는 “서울대 법대를 가기 위해 재수를 하기는 싫었고, 재미있어 보이는 과를 찾다가 미학과에 오게 됐다”면서 “인생에서의 중요한 결정들은 사실은 별 의미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음악 산업에서 달려오는 동안에는 분노해야 할 것들이 많았다”며 “음악 산업이 안고 있는 악습들, 불공정 거래 관행, 사회적 저평가 등 산업이 처한 상황이 상식적이지 않았고 그것들에 분노했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음악 산업 종사자들이 정당한 평가를 받고 온당한 처우를 받을 수 있도록 화내고 싸울 것”이라며 “상식이 구현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그는 학생들에게 “자신만의 행복을 찾으라”고 당부했다. 방 대표는 “행복을 느끼려면 여러분 스스로가 어떨 때 행복한지 먼저 정의를 내려봐야 한다”며 “남이 만들어 놓은 목표와 꿈을 무작정 따르면 좌절하고 불행해진다”고 조언했다.
서울대는 인물의 상징성 등을 고려해 축사 연사를 선정한다. 과거에는 현직 대통령이나 정부 고위 관료가 주로 축사를 해왔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서울대 교수들이 축사를 했고, 2012년부터는 기업인, 한학자, 의사 등으로 축사자가 다양해졌다. 서울대 측은 “시류(時流)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계속 노력해 세계 최고 자리까지 오른 경험을 졸업생들에게 전해줬으면 한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조아란 기자 archo@hankyung.com
29일 서울대 관악캠퍼스에서 열린 제73회 학위수여식에서 축사를 한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47)는 “여러분이 깊은 고민 끝에 선택한 길이 무엇이든 앞으로의 여정에는 무수한 부조리와 몰상식이 존재할 것”이라며 “‘분노의 화신’ 방시혁처럼 여러분도 분노하고 맞서 싸우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야 문제가 해결되고 이 사회가 변한다”고 강조했다.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을 기획한 방 대표는 서울대 인문대학 미학과를 졸업했다. 방탄소년단은 2018년 한국인 가수 최초로 미국 ‘빌보드 200’에서 1위를 거머쥔 세계적인 보이그룹이다. 방 대표는 JYP엔터테인먼트에서 독립한 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를 세워 작년 유니콘(기업 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 대열에 진입시켰다. 이번 방 대표의 축사는 오세정 서울대 총장이 직접 부탁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방 대표는 축사에서 자신을 만든 에너지의 근원이 ‘화(火)’였다고 소개했다. 그는 “서울대 법대를 가기 위해 재수를 하기는 싫었고, 재미있어 보이는 과를 찾다가 미학과에 오게 됐다”면서 “인생에서의 중요한 결정들은 사실은 별 의미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음악 산업에서 달려오는 동안에는 분노해야 할 것들이 많았다”며 “음악 산업이 안고 있는 악습들, 불공정 거래 관행, 사회적 저평가 등 산업이 처한 상황이 상식적이지 않았고 그것들에 분노했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음악 산업 종사자들이 정당한 평가를 받고 온당한 처우를 받을 수 있도록 화내고 싸울 것”이라며 “상식이 구현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그는 학생들에게 “자신만의 행복을 찾으라”고 당부했다. 방 대표는 “행복을 느끼려면 여러분 스스로가 어떨 때 행복한지 먼저 정의를 내려봐야 한다”며 “남이 만들어 놓은 목표와 꿈을 무작정 따르면 좌절하고 불행해진다”고 조언했다.
서울대는 인물의 상징성 등을 고려해 축사 연사를 선정한다. 과거에는 현직 대통령이나 정부 고위 관료가 주로 축사를 해왔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서울대 교수들이 축사를 했고, 2012년부터는 기업인, 한학자, 의사 등으로 축사자가 다양해졌다. 서울대 측은 “시류(時流)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계속 노력해 세계 최고 자리까지 오른 경험을 졸업생들에게 전해줬으면 한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조아란 기자 ar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