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베테랑부터 아이돌 출신까지…'그날들' 흥행 재시동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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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 날의 꿈이여"
뮤지컬 '그날들'이 초특급 라인업으로 관객몰이에 나섰다. 이 뮤지컬은 청와대 경호실을 배경으로, 20년이라는 시간을 두고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사라진 ‘그 날’을 쫓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그린 작품이다.
'그날들'은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고(故) 김광석이 불렀던 노래 20여곡으로 만들어진 주크박스 뮤지컬이기도 하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 '형제는 용감했다' 등으로 흥행을 이끌었던 장유정 감독과 장소영 음악감독과 손을 잡았다. '그날들'은 몰입도를 높이는 촘촘한 이야기가 강점이다. 청와대 경호관 ‘정학’과 ‘무영’ 그리고 ‘그녀’의 미스터리하고, 드라마틱한 사랑 이야기는 극을 처음부터 끝까지 끌고 가는 큰 힘을 발휘한다.
여기에 고(故) 김광석이 불렀던 명곡들이 더해져 진한 여운과 감동을 전하는데 큰 몫을 한다. 주크박스 뮤지컬이라고 하면 음악과 노래에만 중심을 두어 스토리의 개연성이 다소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그날들'은 원곡을 그대로 사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스토리라인에 맞춰 다양하게 편곡해 극 곳곳에 배치해 드라마와 캐릭터의 감정선을 자연스럽게 연결했다. 2013년 초연부터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했던 '그날들'은 '믿고 보는 배우'로 꼽히는 유준상, 엄기준을 비롯해 최근 가장 핫한 배우 이필모, 아이돌에서 뮤지컬 배우로 도전하는 남우현, 윤지성 등의 이름을 올렸다. 냉철하고 철두철미한 원칙주의자 ‘정학’ 역에는 유준상, 이필모, 엄기준, 최재웅이 캐스팅됐으며, ‘정학’의 청와대 경호실 경호관 동기이자 여유와 위트를 지닌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 ‘무영’ 역으로는 오종혁과 온주완, 남우현, 윤지성이 출연한다. 신원을 알 수 없는 피경호인 ‘그녀’ 역은 최서연과 제이민이 맡았다.
26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창작 뮤지컬 '그날들'의 프레스콜에서 장유정 감독은 "엄기준은 제가 대학 때 처음 쓴 극본의 주연이기도 했다. 제가 쓴 작품과 잘 어울리는 캐릭터"라면서 "그동안 스케줄 때문에 함께 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에 출연할 수 있어 제 입장에서 정말 행복했다"고 밝혔다.
2013년 '그날들' 초연 때부터 함께 했던 유준상에 대해서는 "정말 든든하고 감사하다'라고 인사했다. 이필모는 지난해 9월 TV조선 ‘연애의 맛’에 출연해 일반인 서수연과 인연을 맺고 결혼에 골인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25일 뮤지컬 ‘그날들’ 커튼콜에서 서수연에게 깜짝 프로포즈를 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장유정 감독은 "재밌는 일화"라며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그는 "출연 전 다른 분에게 들었을 때 굉장한 노력파라고 하더라. 또 인격적으로 훌륭하다고. 저희 처음 만났을 때 이필모에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고 '방송 잘 봤다'고 했는데, 이필모가 '저 진짜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을 하더라. 참 재밌고 솔직한 분이라고 생각했다. 정말 노력파다. 늘 연습실에 먼저 나온다"고 말했다. 온주완에 대해서는 "그가 연기할 강무영 캐릭터는 뭘 해도 1등이어야 한다. 온주완을 보면 딱 봐도 참 1등 같이 보였다. 배우, 스태프들에게 잘해줘서 '그날들'의 '온츠비'(온주완+개츠비)라고 부른다. 아파서 오지 말라고 하는데도 갈 곳이 없다면서 연습실에 오더라"라고 칭찬했다.
남우현에 대해서는 인성을 특별히 칭찬했다. 그는 "첫날 왔는데 연습을 못하고 술자리에 갔다. 그런데 취했더라. 알고보니 모든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 술을 마신 거다. 보통은 어른들 있는 테이블에 있거나 하는데 배우, 스태프 가릴 것 없이 편하게 대하더라. 성격도 좋은 부분이 연기에 다 배어 나온다"고 치켜세웠다.
그룹 워너원 활동 후 솔로 데뷔와 뮤지컬 데뷔를 함께하게 된 윤지성에 대해선 "저희 팀의 소년"이라고 칭찬했다.
장 감독은 "너무 순진하고 순수하다. 매사에 열심히 하려고 한다. 조금만 잘못한 것 같으면 무한한 죄책감을 느낀다. 본인은 늘 미안해 하는데, 저는 항상 늘 열심히 해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네 번째 시즌을 맞이한 '그날들'은 그 동안 쌓아온 제작 노하우를 한데 모아 더욱 완벽해진 프로덕션으로 돌아왔다. 작품의 메인 스토리라인이 되는 ‘정학’과 ‘무영’, ‘그녀’의 이야기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고, 1막부터 2막까지 긴장감과 호기심을 유지시키기 위해 서브 스토리를 과감하게 생략했다.
장유정 감독은 "먼저 '먼지가 되어'가 달라졌다. 원래 이 곡은 무영과 그녀가 서로의 사랑을 확인 한 뒤 불렀는데 이번엔 확장시켜 정학의 캐릭터가 돋보이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정학 역을 연기한 이필모는 "모든 창작물은 다 어려운 것 같다. 쉽지 않은 고통과 인내의 시간을 지나 나오는 것"이라면서 "작품이 어렵다는 말을 하기보다 긍정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다. 이렇게 아름답게 끈끈한 팀을 본 적이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스스로 자극 받는 환경이라 너무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 "5월 6일까지 '그날들'을 못보고 지나치는 분들은 정말 불행하다고 말씀 드릴 수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 생략한 넘버 대신 캐릭터의 관계도를 명확하게 해주는 장면을 삽입하여 작품의 이해도를 끌어올렸고, 더욱 촘촘해진 설정과 연출, 그리고 개연성 있는 스토리텔링은 작품의 몰입도를 높였다.
정학 역을 연기한 이필모는 "모든 창작물은 다 어려운 것 같다. 쉽지 않은 고통과 인내의 시간을 지나 나오는 것"이라면서 "작품이 어렵다는 말을 하기보다 긍정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다. 이렇게 아름답게 끈끈한 팀을 본 적이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스스로 자극 받는 환경이라 너무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서 "5월 6일까지 '그날들'을 못보고 지나치는 분들은 정말 불행하다고 말씀 드릴 수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무영 역의 남우현은 "대중가요를 하는 사람으로서 뮤지컬을 하는 것에 대한 걱정과 무게감이 컸다"면서 "한동안 뮤지컬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지만 이번 작품은 꼭 하고 싶었고, 자신감도 많이 생겼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아직 첫 공연을 올리기 전이라는 윤지성은 긴장감을 토로하면서 "아직 제 입으로 '뮤지컬 배우입니다'라고 말씀드리기 보다 공연에 누가 되지 않고 폐를 끼치지 않도록 열심히 하려고 노력 중"이라면서 "윤지성이 표현하는 강무영의 다른 면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날들' 속에는 윤지성의 키스신 뿐만 아니라 남성 경호관들의 상의 탈의 신도 삽입되어 있다. 이 때문에 배우들은 몸매 관리 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고.
윤지성은 "저도 PT를 받고 있긴 하지만 형들처럼 몸이 좋지는 않다"면서 "민소매를 입는 게 다인데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귀띔했다. '그날들'은 이필모, 최재웅, 오종혁, 온주완, 남우현, 윤지성 등이 출연한다. 오는 5월 6일까지 서울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공연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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