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친일청산이 정의로운 나라로 가는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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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임시정부 100주년…백범기념관서 첫 외부 국무회의역대 대통령 가운데 처음으로 ‘백범 김구기념관’을 국무회의 장소로 택한 문재인 대통령이 강력한 ‘친일 청산’ 의지를 드러냈다.
"우리가 '新한반도체제' 주역…더 이상 역사의 변방 아니다"
문 대통령은 3·1절을 사흘 앞둔 26일 서울 효창동 백범 김구기념관에서 열린 현장 국무회의에서 “친일을 청산하고, 독립운동을 제대로 예우하는 것이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고 정의로운 나라로 나아가는 출발”이라고 강조했다.청와대는 구체적인 조치를 염두에 둔 발언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은 올해 정부 차원의 친일 재산 환수 등 친일 잔재 청산 작업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가정보원·검찰·경찰 개혁 전략회의에서도 “일제강점기 검사와 경찰은 강압적 식민통치를 뒷받침하는 기관이었다”며 “올해를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비뚤어진 권력기관의 그림자를 완전히 벗어버리는 원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권력기관 개혁을 주문한 바 있다.
같은 날 정부는 국민 대다수가 ‘친일잔재가 청산되지 않았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내용의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시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8명이 친일 잔재가 청산되지 않았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별로 청산되지 않았다’고 응답한 사람이 49.3%, ‘전혀 청산되지 않았다’는 답변은 30.8%였다. 청산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이유로는 ‘정치인·고위공무원·재벌 등에 친일파 후손들이 많아서’(48.3%), ‘친일파 명부재산 환수 등이 아직 완료되지 않아서’(27.8%) 등을 꼽았다. 이번 조사는 지난 1~8일 전국 만 19세 이상 국민 1004명을 대상으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친일 청산 의지와 함께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의 의미도 거듭 강조했다. 국무회의 장소로 백범 김구기념관을 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오늘 국무회의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하는 국가적 의미를 담아 백범기념관에서 열게 됐다”며 “기록에 따르면 전쟁 시기를 제외하고 공공청사가 아닌 곳에서 국무회의를 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새로운 100년을 열어가기 위해 제2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이 신(新)한반도 체제를 주도할 주역이라는 점도 부각시켰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질서도 달라지고 있고, 우리가 스스로 그 변화를 주도할 수 있게 됐다”며 “우리는 더는 역사의 변방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국무회의에서 앞서 효창공원 안에 있는 백범 김구 선생 묘역과 삼의사(이봉창, 윤봉길, 백정기) 묘역 등을 찾아 참배하기도 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