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멀쩡한 4대강 洑 해체 결정…문재인 정권의 '나라파괴' 발상에 소름"

'4대강 보 파괴 저지 특위' 결성

보 유지 이익은 무시하고 철거이익만 부풀린 정부 보고서
김무성 "그들만의 적폐청산 놀음"
< 28일 공주보서 특위 열기로 > 자유한국당 4대강 보 해체대책특별위원장인 정진석 의원(가운데)이 26일 ‘문재인 정부 4대강 보 파괴 저지 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문표 의원, 정 의원, 추경호 의원.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4대강 보 철거 계획 철회와 ‘환경부 블랙리스트’ 규명을 요구하며 정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국당은 26일 ‘문재인 정부 4대강 보 파괴 저지 특별위원회’를 신설하고 보 철거를 무산시키기 위해 총력 저지에 나서기로 했다. 이와 별개로 나경원 원내대표 등 한국당 의원 수십 명은 철저한 환경부 블랙리스트 수사 촉구를 위해 대검찰청을 항의 방문, 문무일 검찰총장 면담을 요구하며 대치했다.

한국당 “보 철거 예산 통과 저지”한국당 4대강 특위는 이날 4대강 16개 보가 있는 지역의 전·현직 의원을 소집해 첫 회의를 열었다. 특위 위원장을 맡은 정진석 의원은 “(정부가 철거를 결정한) 세종·공주·죽산보를 40년간 유지하면 1688억원의 비용이 소요되는 반면 이를 해체하면 1372억원이 든다”며 “문재인 정권의 엽기적인 나라 파괴 발상에 소름이 끼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지난 22일 보 세 곳 철거안(案)이 담긴 보고서를 내놓은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기획위원회’의 조사·평가 방법도 문제 삼았다. 그는 “기획위는 보를 철거할 경우 발생하는 이익만 평가했을 뿐, 보를 유지했을 때 어떤 효과와 이점이 있는지는 따지지 않았다”며 “합리적이고 투명한 조사·평가가 다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람이 먼저다’라는 슬로건을 내건 정부가 정작 해당 지역 농민의 의견은 깡그리 무시했다”며 “국회에서 보 철거를 위한 예산안 통과를 막겠다”고 했다.

정용기 정책위원회 의장도 이날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환경부에서도 (보를 해체하면) 농업용수 확보에 지장이 있다고 했는데, 이에 대한 대책도 마련하지 않은 상태에서 왜 졸속 결정을 했는지 의문”이라고 질타했다.이날 4대강 특위 회의와 별개로 국회에서 열린 ‘좌파 정부의 4대강 보 철거 소동’ 토론회에 참석한 김무성 의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한 일 중 제일 잘한 게 4대강 사업”이라며 “이를 잘못된 사업이라고 매도해서 국론 분열을 일으키고 선동하는 문재인 대통령은 정신차려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충남 공주 주민들로 구성된 ‘공주보 철거 반대 투쟁위원회’는 이날 공주보 앞에서 궐기대회를 열고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보 해체 관련 여론조사를 하고, 4대강 기획위도 공정한 위원으로 재구성해 달라”고 요구했다.

여야, ‘조국 검찰 통제’ 공방이날 대검찰청을 항의 방문한 나경원 원내대표 등 한국당 의원 50여 명은 문무일 검찰총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총장실에서 5시간가량 머물렀지만, 문 총장을 만나지 못했다. 나 원내대표는 “방문 일정을 어제 통보했음에도 문 총장은 나타나지 않고 어디론가 가 버렸다”며 “검찰총장이 당당히 나서지 못하는 건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 수사에서 ‘정치 검찰’의 모습을 보였다는 것을 자인하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의 주임 검사가 통제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재차 지적하면서 “그동안 조 수석이 검찰 수사를 어떻게 통제해 왔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 의원들의 대검찰청 항의 방문을 “법치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당이 검찰총장실을 점거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고 날을 세웠다. 홍 원내대표는 “검찰이 한국당 요구대로 수사해야 한다는 겁박 행위를 하는 것이냐”며 “환경부가 만든 산하기관 관련 문건을 블랙리스트로 규정하는 것도 언어도단”이라고 했다.청와대도 나 원내대표의 조 수석 관련 발언에 대해 “‘가짜 뉴스’에 기반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확인을 해보니 조 수석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전혀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하헌형/심은지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