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권, 주택이어도 일단 받자"…비규제지역 아파트, '속속' 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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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계약 부진했던 일산자이 3차, 100% 계약완료비규제지역에서 공급된 대단지 아파트가 계약을 조기에 마쳤다. 작년말 청약제도가 변경되고 미계약분이 발생했음에도 나온 결과다. 수도권에서 공급되는 아파트들이 최근 청약에서 미달되는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경기 일산, 김포 등지서 완판 잇따라
GS건설과 삼호DSD는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위시티2지구(식사2지구) A2블록에서 공급하는 1333가구의 '일산자이 3차' 의 계약을 마쳤다고 27일 밝혔다. 동국대학교 일산병원 근교에 마련된 모델하우스는 다음달 폐관할 예정이다. 분양 관계자는 "계약이 예상보다 빠르게 마무리됐다"며 "분양시장이 어려운데다 조건이 까다로웠음에도 정당계약 기간 후 한달여 만에 끝났다"고 설명했다.이 단지는 작년말 분양을 시작했다. 1순위 청약은 일부 타입(전용 84㎡C·D)을 제외하고 마감됐다. 청약에서 비교적 좋은 성적을 거뒀음에도 계약은 순조롭지 않았다. 지난달 14~16일까지 정당계약을 진행했지만, 수백채의 미계약분이 발생했다. 부적격자가 나오고 부동산 시장의 위축에 따른 계약포기가 이어져서다. 시행사와 시공사는 선착순 계약으로 전환했다. 완전판매(완판)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한 달여만에 빠르게 마무리됐다.
일산동구는 비규제지역이다보니 청약제한이 거의 없다. 청약통장 가입 년 수가 1년이 지나면 세대주와 무관하게 1순위 청약 자격이 주어지고, 기존 주택당첨여부와 상관없이 청약을 신청할 수 있다. 이 단지는 중도금 전액 무이자 혜택과 발코니 확장도 무상 시공 등을 내걸었다.
그러나 연말연시 주택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분양가가 부각되기 시작했다. 이 단지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580만원이었다. 전체의 91%가 전용 85㎡이하의 중소형으로 구성됐다. 분양에서 대부분을 차지하는 전용 84㎡의 경우 분양가가 5억2000만~5억4000만원대였다.
청약제도 개편으로 '분양권도 주택'이 되면서 계약포기도 늘었다. 제 아무리 비규제지역이라도 쉽사리 분양권을 매입하기 어렵다보니 청약을 해놓고 마음을 바꾸는 수요자들이 나왔다. 미계약분 또한 주택이 된다.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제53조제10호에 따르면, 분양권을 주택소유로 보지 않는 경우는 청약에서부터 미달이 났을 경우다. 이 단지처럼 해당순위에서 경쟁이 있어 당첨자를 선정했지만, 서류검증 결과 부적격자로 판명되거나 또는 계약포기로 발생한 미계약 물량은 해당이 없다. 예비입주자에게 공급했거나 미분양돼 선착순으로 공급받은 경우에는 주택을 소유한 것으로 본다.
분양 관계자는 상품의 경쟁력과 침체된 시장상황이 완판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이 침체되는 분위기다보니 "이러다가 앞으로 새 아파트 공급이 어려운 게 아니냐"는 공감대가 있었다는 것. 주변에서 지역주택조합이나 새 아파트를 기다리는 수요자들이 움직이면서 판매가 원활했다는 분석이다. 다양한 상품 또한 뒷심을 발휘했다는 주장이다. 이 단지는 전용 84㎡의 주택형이 6개에 달한다. 과거에는 A형으로 대변되던 4베이-판상형 구조만 인기를 끌었지만, 다양한 수요층들이 몰리면서 새로운 평면의 주택형도 팔렸다는 설명이다.모델하우스에 전시된 전용 84㎡A와 84㎡A-1은 넓은 주방 공간 설계가 도입된 판상형 구조다. 이 중 84㎡A-1형은 주방 옆에 알파룸 공간을 만들어 공간활용도를 높였다. 알파룸은 안방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꾸몄다. 84㎡B형은 알파룸에 베타룸까지 합해 5개의 만들 수 있는 구조다. 84㎡C~E형은 안방을 대형으로 쓰거나 안방 안에 작은 방을 둘수 있도록 하는 옵션이 있다.
한편 주택시장 침체 속에서도 비규제지역에서는 계약 완료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한화건설은 경기 김포시 풍무5지구에 공급한 '김포 풍무 꿈에그린 유로메트로'(1810가구)의 분양이 완료됐다고 최근 밝혔다. 이 단지는 2014년부터 4년간 임대 아파트로 운영했고, 2017년 10월 분양 아파트로 전환됐다. 이후 약 16개월만에 전 세대 계약을 완료했다. 대우산업개발이 대구 동구 신암동에서 분양했던 '이안 센트럴D' 역시 비규제지역임에도 아파트와 오피스텔 계약이 모두 마무리됐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