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하나은행장 연임에 우려 표명한 윤석헌…관치 논란

금융감독원이 차기 KEB하나은행장 후보 선출 기간 하나금융지주 이사회 구성원을 면담한 데 이어 윤석헌 금감원장이 함영주 행장의 3연임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금융당국이 함 행장의 연임에 사실상 반대 입장을 드러내면서 관치금융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윤 원장은 2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금융연구원 주최로 열린 금융경영인 조찬 강연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함 행장에 대한 채용비리) 재판이 진행 중이니 그에 대한 법률적 리스크를 (하나금융 이사회에서) 체크해달라고 전했다고 보고받았다"고 말했다.금감원은 전날 하나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에 속한 윤성복 이사회 의장, 백태승·차은영 사외이사 등과 담당 부원장보 등이 면담을 진행했다. 면담에서 금감원은 함 행장 등 경영진의 법적 리스크가 경영안정성 및 신인도를 훼손할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전달했다.

금감원 측은 "지배구조 리스크에 대한 우려 제기는 감독당국의 기본 소임"이란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그러나 민간은행의 최고경영자(CEO) 인사 과정에서 사외이사 면담과 우려 표명이 이뤄진 만큼 관치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나금융 임추위는 이번주까지 차기 행장 복수(2인) 후보를 선정하기로 한 상황이었다. 금융권에서는 함 행장의 3연임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었다. 함 행장은 2015년 하나·외환은행의 초대 통합 행장에 선임된 후 조직을 이끌었고, 2017년 연임 후에도 우수한 실적을 거둔 점이 3연임 가능성을 뒷받침했다는 분석이다. 함 행장이 채용비리 관련 재판을 받고 있지만 우리은행의 경우와는 달랐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의 명분이었다.그러나 하나은행 노조가 "채용 비리 재판 결과에 따라 임기 도중 물러나야 할 수도 있다"며 함 행장 연임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데 이어 금융당국이 우려를 표해 막판 하나금융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함 행장과 함께 손꼽히는 후보군은 황효상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지성규 글로벌사업그룹 부행장·강성묵 영업지원그룹 부행장·정춘식 개인영업그룹 부행장 등 은행 부행장, 정수진 하나카드 사장·윤규선 하나캐피탈 사장 등 계열사 CEO다.

임추위에서 이번주 결정 내린 행장 후보군을 하나은행에 전달하면, 하나은행이 심사를 거쳐 최종 후보자를 이사회에 보고할 계획이다. 하나금융은 다음달 22일 주주총회를 열고 차기 하나은행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