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2차 핵담판] 트럼프 대통령 극비 동선…도로 통제에 인근 호텔은 "창문 닫을 것"

‘도로 통제, 호텔 지하 비밀 동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확한 동선은 베일에 쌓여있었다.트럼프 대통령은 26일 오후 9시 15분(현지시간, 한국시간 오후 11시 15분)에 베트남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내려 하노이 메리어트 호텔로 이동했다. 이날 밤 취재진은 메리어트 호텔 앞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기다렸지만 허탕을 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텔 지하의 비밀 동선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내린 트럼프 대통령이 차로 40분 거리에 있는 하노이 메리어트 호텔로 이동하는 데는 전용차 ‘비스트’를 이용했다. 캐딜락이 제공한 방탄 차량이다. 베트남 공안당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동하는 하노이 도로 구간을 일시 통제했다. 편의 제공은 물론 테러 위협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서다.

저격 같은 비상상황을 막기 위한 조치도 병행됐다. 공안당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도로를 이용하는 시간 동안 객실 창문과 커튼을 닫아달라는 통지문을 인근 고층 호텔에 보냈다. 명시된 시간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항에서 호텔로 향하는 26일 오후 7시부터 오후 10시(한국시각 9시~자정), 일정을 마치고 다시 공항으로 떠나는 28일 오전 11시~오후5시(한국시각 오후 1시~7시)다.트럼프 대통령이 26일 메리어트 호텔에 도착했다고 알려진 시간은 오후 10시 5분(한국시간 27일 0시 5분). 취재진이 기다리는 호텔 앞 대신 지하 출입구를 통해 숙소로 올라갔다. 호텔 지하층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동선 노출을 막기 위한 장막이 쳐있었다.

메리어트호텔에서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메트로폴 호텔까지는 직선 거리로 약 8㎞ 정도 떨어져 있다. 메트로폴 하노이 호텔은 1901년 베트남에서 문을 연 최초의 근대식 호텔로 트럼프 대통령과는 이미 인연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APEC 정상회의 때 하노이를 방문하며 이곳에 묵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마친 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메트로폴 호텔 정원을 걸을지도 관심이 쏠리는 부분이다. 지난해 6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은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회담을 마친 후 정원을 잠시 산책한 바 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