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철 "완전한 비핵화…중간목표 향하는 급행열차 방식 필요"

"속도감 있는 초기이행조치 중요…협상 동력 살리는 게 관건"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 가능성…개성공단 굉장히 중요"
송영길 주최 국회 강연서 밝혀

김연철 통일연구원장은 북미 정상이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담판할 '비핵화 로드맵'과 관련, "역마다 서는 완행열차 방식이 아니라 중간목표를 향해 성큼성큼 나아가는 급행열차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김 원장은 2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 주최로 열린 '2019년 통일정책, 과제와 전망' 강연에서 이같이 말하고, "목적지까지 가는 매우 세세한 로드맵보다는 초기에 조금 더 진도가 나가는, 많은 사람이 봤을 때 속도를 낼 수 있겠다 싶은 정도의 초기 이행조치를 어떻게 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이번 회담의 성과를 바탕으로 후속 실무회담이 있을 것이고, 북미정상회담을 한두 번 더 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이번 회담이 끝이 아닌 만큼 얼마나 협상의 동력을 살려낼 수 있느냐가 중요한 평가 기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북미 간 연락사무소 설치 가능성이 크다"며 "당장 영변 핵시설 폐기를 위한 검증을 해야 할 텐데, 수백명의 인원이 북한의 관련 시설을 방문해야 해서 영사업무 필요성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그는 "(북미가) 종전선언을 채택하는 것은 정치적·외교적 관계 진전을 의미하고, 비핵화 속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남북 간에는 사실상 종전선언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화협정은 남·북·미·중 4자 간에 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많은 분이 당사자 문제에 대한 오해가 있는데, 우리를 빼고 하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2차 북미정상회담의 핵심 의제인 '완전한 비핵화'의 의미에 대해 "핵 시설, 물질, 무기, 지식 등 비핵화 대상을 해소한 상태"라며 "북한이 생각하는 완전한 비핵화나 우리와 미국이 생각하는 완전한 비핵화에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김 원장은 "하노이의 성과는 앞으로 남북관계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특히 개성공단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개성공단에서 우리 기업들이 얻는 이득은 북한에 주는 임금과 비교할 수 없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밖에 "비핵화 상응 조치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우리도 초당적 협력이 중요하다.그래야 지속성을 가질 수 있다"며 "정부가 바뀔 때마다 합의가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하면 북한이 불안감을 갖게 되고 비핵화 속도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통일정책에 대해 세대 간의 차이를 극복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어른들이 볼 때 미흡한 점이 있다고 해도 청년들의 의견을 많이 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