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국 대표, 디스플레이 세정장비 시장서 일본産 몰아내

제 116회 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상 - 남성국 와이티에스 대표

레이저 타이틀러 등 독자 개발…기술력 탄탄, 보유 특허 35건
"초박형 모듈 세정기 등 신제품 연구…중국·대만·베트남 공략 가속화"
남성국 와이티에스 대표(가운데)가 한국무역협회가 선정한 제116회 ‘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상’을 받았다. 왼쪽부터 강승구 한빛회 회장, 남 대표, 김극수 무역협회 전무이사. /한국무역협회 제공
와이티에스는 디스플레이 공정장비 전문기업이다. 2000년대 초반부터 디스플레이 장비를 국산화해 일본 제품을 대체했다. 삼성과 LG가 세계적인 디스플레이 회사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와이티에스도 함께 성장했다. 독자적으로 기술을 개발한 디스플레이 모듈 세정기는 중국과 대만에 수출도 한다. 남성국 와이티에스 대표는 “경쟁이 치열해지는 해외 디스플레이 장비 시장에서 독자적인 기술력이 아니면 판매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또 “국내 디스플레이 대기업에 납품한다는 것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것과 같다”고 강조했다. 와이티에스는 2017년 매출 994억원 중에서 55.1%인 547억원을 해외에서 올렸다.

디스플레이 세정 장비 국산화
금성통신(LG전자의 전신) 출신인 남 대표는 1991년 회사를 설립했다. 공정장비를 설계·설치하는 엔지니어로 근무한 경험을 살려 컴프레서 조립라인과 자동차 트랜스미션 조립라인 등 생산장비 자동화장비를 제조했다. 남 대표는 “당시 매출은 20억~30억원대에 그쳤지만 2000년대 초반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 시장이 커지면서 기회를 잡았다”고 말했다.

와이티에스는 2004년 레이저 타이틀러 장비를 독자 개발했다. 타이틀러는 디스플레이 패널에 식별 정보를 2·3차원 코드로 미세하게 새기는 장비다. 당시 일본 도레이가 국내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다. 와이티에스는 독자적인 레이저 응용기술로 이를 대체하기 시작했다. 이 장비가 팔리자 매출이 100억원대를 넘어서기 시작했다.디스플레이 세정 장비는 세계 시장에서도 인정받았다. 2002년부터 전량 일본에서 수입해오던 칩리무버 장비를 대체했다. 2004년에는 세정기술을 연마벨트 방식으로 개발해 생산성을 네 배 이상 개선했다. 지금까지 국내에만 500대 이상 공급했다.

“사람이 재산, 기술은 생명”

남 대표는 ‘제116회 이달의 무역인상’을 수상하게 된 공을 직원에게 돌렸다. 그는 “사람이 재산이고, 그들이 갖고 있는 기술은 생명”이라며 “직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묵묵히 연구개발에 힘써준 덕분”이라고 했다. 남 대표는 회사 설립 초기부터 지금까지 직원들과 가깝게 지낸다. 직원 수가 8명 정도였던 1990년대 초반 자신의 신혼집에서 직원들이 함께 산 적도 있다. 모교 후배인 3명의 직원이 한 집에서 생활했다.강원 철원이 고향인 남 대표는 지금도 모교(김화공업고등학교)에서 매년 직원을 채용한다. 기능대회 입상자인 후배에게 입사 기회를 준다. 또 본사 주변 지역 안산과 안양, 군포 등에 있는 대학과 연계해 직원을 채용하기도 한다. 남 대표는 “대림대와 협약을 맺고 매년 10명 내외의 인턴 중에서 직원을 뽑는다”며 “서로의 성향을 알아보고 채용을 진행하는 만큼 만족도가 높고 근속 연수도 길다”고 설명했다.

남 대표의 책상에는 전 직원(130여 명)의 명단이 사진과 함께 놓여있다. 직원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기 위해 이름을 수시로 외운다. 남 대표는 “회사 매출은 직원들이 창출한 것”이라며 “직원들을 위해 돈을 쓰는 게 아깝지 않다”고 했다. 와이티에스 전 직원은 지난해 1월 최대 매출 달성을 기념하기 위해 2박3일 제주도를 다녀왔다. 중국과 대만 등 해외 지사의 현지 직원 30여 명도 함께했다.

2000년 설립한 와이티에스 생산기술연구소는 연구개발(R&D) 전초기지다. 30여 명의 전문인력이 현장을 오가며 핵심 기술을 개발한다. 35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4~5년 전부터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기술 개발에 나섰다. 남 대표는 “접히는 스마트폰과 텔레비전의 상용화가 임박하면서 디스플레이 시장은 OLED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초박형 모듈 세정기를 비롯한 신제품을 개발해 중국과 대만, 베트남 등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