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CJ제일제당, 兆단위 '美프리노바 인수전' 뛰어든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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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북미·유럽 식품첨가물 시장 동시 확보…바이오 사업 '승부수'CJ제일제당이 미국 프리노바 인수에 나선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바이오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승부수라는 평가다. 미국과 캐나다, 프랑스, 베네룩스 3국 등에 진출해 있는 프리노바를 발판으로 세계 최대 식품첨가물 시장인 북미와 유럽지역을 공략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식품 사업부와 시너지 효과
美 대형식품기업들도 고객으로 美 전역 생산·유통·영업망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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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노바를 품으면 아미노산 비타민 등 상대적으로 취약한 첨가물 제품군의 경쟁력을 보강하는 동시에 단숨에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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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식품기업인 옴니(2009년), TMI(2013년), 카히키(2018년) 등을 차례로 인수한 CJ제일제당은 미국 시장에서 브랜드와 생산설비, 영업망을 모두 갖추게 됐다. 프리노바는 글로벌 식품첨가물 제조사답게 미국의 대형 식품업체 대부분을 고객으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이 미국 전역을 아우르는 유통망에 이어 다양한 식음료 제품에 들어가는 식품첨가물 업체까지 손에 넣게 되면 미국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게 된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CJ제일제당이 프리노바 인수에 성공하면 2011년 대한통운과 지난해 슈완스에 이어 CJ그룹 사상 세 번째로 큰 인수합병(M&A) 거래가 된다.일각에선 최근 잇따라 시도하는 조(兆)단위 M&A가 CJ제일제당 재무구조에 부담을 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2015년 5조510억원이었던 CJ제일제당의 차입금(연결기준)은 지난해 9월 7조2404억원으로 43% 불어났다. 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155.4%에서 169.8%로 높아졌다.
한국신용평가는 “대규모 자금 소요로 CJ제일제당의 재무구조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CJ제일제당은 재무부담을 줄이기 위해 슈완스 인수 지분을 80%에서 70%로 낮췄다. 슈완스 인수금액이 2조1000억원에서 1조9000억원으로 줄어들면서 ‘그룹 사상 최대 규모의 M&A’ 기록은 다시 대한통운에 반납하게 됐다.
정영효/김진성 기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