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물량 3년1개월만에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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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1월 무역지수 발표반도체 수출 물량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3년1개월 만에 처음이다. ‘수출 1위’ 반도체의 단가 하락에 이어 물량까지 줄면서 수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수출물량지수 1년새 2.6% 하락
수요 둔화…금액지수도 '뚝'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19년 1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을 보면 지난달 반도체의 수출물량지수(2010년=100)는 437.43으로, 1년 전보다 2.6% 하락했다. 2015년 12월(-1.8%) 후 첫 감소다.반도체 수출금액지수는 지난해 12월(-7.9%) 감소로 돌아섰고 지난달엔 -21.8%로 감소폭이 커졌다. 수출물량 감소는 제품 수요가 줄었다는 뜻이어서 가격 하락보다 심각하다는 분석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부품이 많이 들어가는 스마트폰 판매가 줄어든 데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인터넷 기업의 주문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와 정부는 하반기부터 반도체 수출 부진이 회복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폴더블폰, 5세대(5G) 스마트폰 등의 출시로 휴대폰 판매가 증가하고 인터넷 기업들이 하반기에 데이터센터를 증설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지난달 전체 수출금액지수는 126.25로 5.6% 하락했다. 작년 12월(-3.7%)에 이어 두 달 연속 마이너스다. 하락폭은 2016년 7월(-7.8%) 이후 2년6개월 만에 가장 컸다. 반도체를 포함한 전기 및 전자기기의 수출금액지수가 18.6% 떨어진 영향이다.수출물량지수도 반도체 부진 여파로 0.5% 오르는 데 그쳤다. 다만 수송 장비의 수출물량은 14.5% 증가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수출이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교역 조건도 나빠졌다. 지난달 소득교역조건지수는 138.21로, 전년 동월보다 5.6% 하락했다. 3개월 연속 떨어졌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말한다. 우리나라가 수출로 벌어들인 돈으로 구입할 수 있는 해외 상품의 양이 줄었다는 의미다.
서민준 기자 moran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