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1위' 오세훈, 중도 확장 브랜드로 재기 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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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대상 조사서 50.2% 기록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에서 2등 성적표를 받아든 오세훈 후보(사진)는 아쉬운 결과에도 불구하고 ‘중도 확장성’이라는 화두를 선점하며 실속을 챙겼다는 평가다.
오세훈 "2등이지만 무거운 책임감"
총선 때 수도권서 역할 맡을 듯
오 후보는 당원 투표에서는 황교안 신임 대표에게 밀렸지만 전체 투표 비중의 30%를 반영하는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 1위를 했다. 당원 투표에서 2위를 기록한 오 후보는 일반 여론조사에선 50.2%에 달하는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황 대표는 여론조사에서 37.7%에 그쳐 오 후보에게 크게 뒤졌다. 김진태 후보는 12.1%로 3위에 그쳤다. 일반 여론조사에서 과반 우위를 확보하면서 한국당 안에서 중도층 공략의 선봉장 역할로 자신을 브랜드화할 공간을 마련한 셈이다.오 후보도 여론조사 결과에 고무된 반응을 보였다. 오 후보는 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저에 대한 기대가 생각보다 너무 높아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단일성 지도체제 아래서 2등에게는 역할이 없지만 (경선 결과를) 마음에 새기겠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과반을 기록한 여론조사 1위 결과를 두고 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황 대표 대세론 속에서 2위 싸움은 전대 기간 내내 관전 포인트였다. ‘우파 정체성’을 내걸고 집요한 공격을 펼친 김 후보를 제치는 데 성공한 것은 오 후보에게는 적지 않은 수확이다. 그가 내세운 ‘중도 개혁보수’가 태극기 부대로 대표되는 강성 우파세력과의 대결에서 경쟁력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당이 지나치게 오른쪽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우려하는 당원들이 많았던 것 같다”며 “앞으로 우리 당이 여러 가지 생각이 융합될 수 있는 정당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 후보가 당권레이스 기간 동안 줄곧 내세운 ‘중도층·수도권 사로잡기’ 전략은 새 지도부의 과제로 남게 됐다. 오 후보 주장대로 전국 300개 의석 중 112석을 차지하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표심을 얻지 못하면 총선 승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신임 황 대표 체제에서도 수도권 선거전략을 위해 그를 중용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오 후보는 현재 서울 광진을 지역구 당협위원장과 중앙당 국가미래비전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다.
고양=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