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담판] 빅딜-스몰딜 경계는…'동결'이냐 '폐기'냐도 기준

보유핵 폐기-북미수교-평화협정 등 최종목표 명기 여부도 관건
특별취재단 = '빅딜(big deal·큰 거래)'과 '스몰딜(small deal·작은 거래)'의 경계는 어디인가.제2차 북미정상회담 합의문으로 28일 '하노이 선언'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청와대가 생각하는 빅딜과 스몰딜의 정의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협상 당사자인 북미가 빅딜·스몰딜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는다"며 굳이 구분할 필요가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 대변인은 "설사 그런 개념을 인정한다고 해도, 무 자르듯 자를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연속적인 개념이며, 빅딜 안에 스몰딜이 포함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1차 정상회담 합의가 원론적이고 상징적인 내용에 그치면서 이번 합의가 과연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북미관계 정상화 등의 포괄적 로드맵을 담는 합의가 될지, 초기단계 상호 이행조치를 주고받는 합의가 될지 등을 두고 '빅딜', '스몰딜' 논의는 계속 활발하다.여러 주장이 난무하는 가운데, 빅딜과 스몰딜을 구분할 기준으로는 우선 합의가 비핵화 1단계 조치와 상응조치만 담느냐, 아니면 그 이상의 큰 그림을 그리느냐가 거론된다.

구체적으로 스몰딜의 북측 조치는 영변 핵시설의 가동중단(동결)이 될 수 있다는 견해가 나온다.

미 인터넷매체 복스가 26일 보도한 북미간의 '잠정 합의안'이 스몰딜 수준일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이 매체는 북한은 영변 핵시설에서 핵물질 생산을 중단하고, 미국은 남북경협을 위한 일부 유엔 제재 완화를 추진하고 평화선언, 북미 연락사무소 개설 등을 할 것으로 보도했다.
물론 한국전쟁을 개전 69년 만에 끝내는 종전선언을 담을 경우 그것을 스몰딜이라고 할 수 있느냐는 반론도 가능하다.

영변 핵시설의 전면 동결이 될 경우 과거 북핵 6자회담 합의에 따라 동결이 이뤄졌을 때 포함되지 않았던 영변 우라늄농축시설이 추가되는 점에서 과거의 동결보다는 의미가 크다는 지적도 있다.반면 '빅딜'로 평가 수 있는 북한 비핵화 조치의 '하한선'으로는 영변 핵시설의 폐기와 검증이 거론된다.

영변 핵시설 폐기에 더해 영변 안팎을 포괄하는 모든 핵·미사일 프로그램의 가동을 중단하는 내용이 들어가면 '빅딜'로 보는 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이 정도 북측 조치에 대한 미국의 상응조치로는 평화선언, 연락사무소 개소와 함께 대북제재의 완화 또는 남북경협 관련 제재 예외 적용 등이 될 수 있다.또 핵무기와 핵물질 등 이른바 '보유핵'의 폐기를 포함하는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협정 체결, 북미수교 등 북미 협상 프로세스의 최종 목표를 합의문에 명기할 수 있을지에 따라 빅딜, 스몰딜 평가가 엇갈릴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