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담판] 2차 北美정상선언 무엇을 담나…한반도정세 분수령

金-트럼프, 비핵화·제재·평화체제·관계정상화 '최적 조합' 관심
'하노이 선언'의 아침이 밝았다.한반도 정세의 중대 전환점이 될 수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2차 북미정상회담의 결과가 28일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큰 틀의 비핵화 및 관계개선의 토대를 마련한 지난해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으로부터 261일 만에 과연 양 정상이 손을 맞잡고 진전된 방안에 합의를 이뤄낼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저녁 하노이 시내의 메트로폴호텔에서 약 2시간 동안 단독회담 및 친교만찬을 가졌다.양측은 이 자리에서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지난 21∼25일 하노이 현지에서 진행한 의제 실무협상 결과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서로의 기본적 입장을 공유했을 것으로 보인다.

친교 만찬인 만큼 양측 모두 상대적으로 편안한 분위기에서 '속내'를 보였을 것으로 관측된다.

28일 양측은 이제 전날의 '탐색전'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회담에 착수한다.회담은 '일대일 단독회담→확대 회담→업무 오찬→합의문 서명식' 등의 순서로 진행될 예정이다.

그리고 이들 회담의 결과로 북미 양 정상은 역사적인 '하노이 선언'을 채택할 전망이다.

양국 정상이 이번 대좌에서 성큼 나아가 30년 가까이 심화해온 북핵 문제 해결의 길을 찾을 수 있을지, 아니면 일정 수준의 타협으로 현상 유지에 머무를지 이번 선언에서 판가름나게됐다.
결국 관건은 무엇을 주고 받느냐다.

양측은 작년 6월의 1차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비핵화 조치로 모든 핵·미사일 프로그램 동결과 검증, 영변 핵시설 폐기, 완전한 핵폐기를 위한 로드맵 등을, 미국의 상응조치로 종전선언(평화선언), 평화체제 구축 논의 개시, 연락사무소 개설, 제재 완화 등을 카드로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고 치열한 '밀당'을 벌여왔다.

일단 북한의 비핵화 조치로는 핵시설 동결에서 폐기에 이르는 '깊이'와 영변부터 모든 WMD(대량살상무기, 핵무기와 생·화학무기 등)·미사일 프로그램을 포함하는 '넓이' 기준 가운데 무엇에 집중할 지가 관건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의 상응 조치 측면에서는 대북 인도적 지원이나 연락사무소 개설 수준에 머물지, 아니면 종전선언(평화선언)과 함께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남북 철도·도로 연결 등 남북 경협에 대한 적극적 허용이나 대북 제재 체제의 부분적 변화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일단 지금으로서는 상응조치 가운데 종전선언과 연락사무소 개설이 가능한 것으로 외교가에서 거론되고 있으며, 비핵화 조치 가운데에서는 '모든 WMD와 미사일 프로그램 동결'이 최근 미국발로 메시지가 나오고 있는 부분이다.

이 정도 합의도 일정 수준의 성과는 될 수 있겠으나, 무엇보다 비핵화 합의가 '동결' 수준에 그친다면 과거 북핵 협상의 성과와 별반 다르지 않을뿐더러 실질적으로 북핵 문제의 장기화로 귀결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런 측면에서 미국은 여기에 더해 핵시설 폐기까지는 받아내려 할 것으로 예상되며, 아울러 모든 핵무기와 핵물질의 폐기를 포함하는 '완전한 비핵화'의 정의에 대해 합의해 '하노이 선언'에 명기하는 것을 목표로 할 전망이다.

여기에 맞서 북한은 대북 제재 완화·해제를 얻어내는데 남은 협상력을 '올인'할 전망이다.

제재 완화 카드를 미국이 뽑을 경우 북한도 검증을 동반한 영변 핵시설의 폐기와 함께, 이후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포괄적 약속' 등에 응할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

만약 영변 핵시설 폐기 일정표를 도출하는 동시에 핵무기·물질 등의 검증가능한 폐기와 평화협정, 북미수교 등을 '최종 목적지'로 합의문에 명기할 수 있다면 이번 정상회담은 성공으로 평가될 전망이다.

일단 27일 만찬 이후 발신되는 신호는 긍정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찬 후 숙소로 돌아가 트위터에 "북한의 김정은과 오늘밤 베트남에서 대단한 만남과 저녁을 가졌다"면서 "매우 좋은 대화"라고 적었다.결국, 만찬 협의 내용에 대한 지난 밤 양측의 내부 회의와 그것을 바탕으로 28일 이어질 회담이 '하노이 선언'의 운명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