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스코이호 사기' 신일그룹, 이름 바꿔 또 코인판매 사기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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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수익 몰수 어렵고 피해자도 피해 쉬쉬가상화폐(암호화폐)를 이용한 사기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퓨어빗·코인업 등 끊이지 않는 가상화폐 사기
28일 업계에 따르면 'TSL코인'을 판매하는 유니버셜그룹은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 상대로 다음달 16일 '블록체인 일자리 창출 프로젝트 2019' 행사를 고양 킨텍스에서 연다고 홍보하고 있다. 블록체인기업진흥협회가 공동주최 기관으로 이름을 올렸고 서울시장, 경기지사를 비롯해 바이낸스 후오비 빗썸 업비트 등 거래소 최고경영자(CEO)들도 참석한다고 안내됐다.실상은 달랐다. 블록체인기업진흥협회는 신일그룹과의 관계를 확인하고 유니버셜그룹과 관계를 끊었다.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지사와 해당 거래소 관계자들도 해당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다. 유명인 참석을 앞세워 투자자를 모은 뒤 현장에서 TSL코인을 판매하려는 의도란 지적이 나왔다.
유니버셜그룹은 지난해 '신일 골드코인'을 판매하며 돈스코이호 투자 사기를 벌인 신일그룹과 사실상 같은 곳이라 볼 수 있다.
신일그룹은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작년 9월 'SL블록체인그룹'으로 이름을 바꾸고 '트레져SL코인'을 판매했다. 이어 베트남에 유니버셜그룹을 세우고 TSL코인을 판매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 사건을 모두 유승진 전 신일그룹 회장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국제형사기구(인터폴)에 적색수배가 내려진 유씨는 현재 베트남에서 도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한국블록체인협회는 지난 27일 '유니버셜그룹 관련 암호화폐 투자주의 안내' 공지를 내고 "회원사 중 TSL코인 상장을 검토하거나 '블록체인 일자리창출 프로젝트 2019'에 참석할 계획인 곳은 없다"며 "모두 허위사실"이라고 밝혔다. 빗썸, 업비트 등이 블록체인협회 회원사다.
이러한 사기가 끊이지 않는 것은 범죄로 얻은 암호화폐 몰수가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암호화폐 거래소를 만들겠다며 30억원대 암호화폐 투자를 받아 잠적한 퓨어빗은 암호화폐를 분산하고 익명성 높은 코인으로 바꿔가며 추적을 피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간에 자금흐름 정보가 공유되지 않아 몇 단계 '자금세탁'을 거치면 국내 사법기관 추적이 어려운 점을 악용했다.
업계는 퓨어빗이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폴로닉스에서 범죄수익을 현금화한 것으로 추정한다. 국제 수사공조를 통해 현지 사법기관이 나서지 않는 이상 압류가 불가능하다.피해자들이 손해를 우려해 사건 자체를 쉬쉬하는 점도 문제다. 코인업이 대표적 사례다. 이달 19일 경찰의 코인업 압수수색 당시 현장에선 투자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는데 경찰과 언론이 방해했다는 게 이들의 주장.
이처럼 다단계 암호화폐의 경우 피해자가 동시에 가해자도 될 수 있어 사건을 은폐하려는 경향이 나타난다. 신고자에게는 환불하지 않겠다는 식의 업체 측 회유도 이를 부추긴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를 빙자한 다단계 사기는 원금 회수가 어렵다. 적극 신고에 나서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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