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담판] 최종협상 나선 北美정상 얼굴엔 긴장·미소 교차

제2차 북미정상회담 이틀째 하노이에서 다시 마주한 북미 양 정상은 본 회담을 앞두고 무거운 책임감과 부담을 느끼는 듯 다소 긴장한 표정이었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분위기가 풀리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오전 8시55분(현지시간)께 회담장인 메트로폴 호텔에 마주앉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에는 다소 굳은 표정으로 발언을 시작했다.바라보는 방향을 기준으로 왼쪽 의자에 다소 불편해보이는 자세로 앉은 김 위원장이 먼저 손을 휘저으며 발언을 시작했다.

김 위원장은 상기된 표정에 중간중간 쉼표를 찍으며 천천히 말을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별다른 표정 변화 없이 정면을 바라보며 김 위원장의 발언을 곱씹는 표정이었다.김 위원장은 발언을 마치고는 오른쪽 의자에 앉은 트럼프 대통령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고, 트럼프 대통령이 바로 바통을 이어받았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오른손을 테이블에 기댄 채 손짓하며 발언을 이어갔다.

미간의 주름이 보이는 웃음기 없는 표정이었다.김 위원장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듣는 동안 무표정한 얼굴로 가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에서도 양 정상은 서로의 발언 때마다 최대한 고개를 끄덕이고 적극적인 손짓으로 상대방을 가리키기도 하면서 친밀한 분위기를 연출하려는 모습이었다.

발언 후반부로 접어들며 트럼프 대통령의 '구체적'이고도 '긍정적'인 언급이 이어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도 조금 풀리고, 김 위원장도 미소를 짓기 시작하며 분위기가 다소 바뀌었다.트럼프 대통령이 "상당히 좋은 아이디어를 주고받았다"고 말하는 부분에서 김 위원장이 고개를 끄덕였고, "양국 관계가 강하다" 언급때도 다시 끄덕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북한에 대해 "깊은 존경"(Great respect)를 표하자 다소 만족감이 읽혔고, "미사일, 핵이 없다"고 발언하는 동안에는 김 위원장이 살짝 미소를 짓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도 고민이 많은지 계속 손을 쥐었다가 펴면서 무엇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표정이었다.

모두발언이 끝나고 취재진의 질문이 오가면서 분위기는 더욱 밝아졌다.

취재진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질문을 받겠냐고 의향을 묻자 김 위원장이 "우리에게 시간이 귀중한데"라고 답하며 멋쩍게 웃었다.

서둘러 직접 대좌하고 싶어하는 기류가 역력했다.

이어 취재진의 회담 전망 관련 질문을 받고 김 위원장이 잠시 숙고한 뒤 "나의 직감으로 보면 좋은 결과가 생길 것이라고 믿습니다"라고 언급을 하면서 선명한 미소를 지었다.

이날 김 위원장은 전날과 같이 인민복 차림이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검은색 정장에 파란색 계열로 넥타이를 바꿔 착용했다.

이날 신혜영·이연향이 전날과 같이 북미 양측 통역사로 정상 바로 뒤편에 밀착해 붙었다.양 정상 사이에는 둥근 탁자가 놓였고, 뒤편에는 성조기와 인공기가 번갈아가면서 걸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