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분위기였던 베트남 '날벼락'

트럼프-김정은 핵담판 결렬

베트남 정부도 회담 결렬 '당혹'
시민 실망…관광객도 아쉬워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하노이 핵담판’이 결렬되자 베트남 현지 분위기는 싸늘하게 얼어붙었다. 두 정상의 세기적인 만남을 준비해온 베트남 정부 측도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8일 낮 12시40분께(현지시간) 정상회담장인 하노이 메트로폴호텔 인근에서 도로 통제가 이뤄지는 등 두 정상이 곧 떠날 듯한 동향이 포착되면서 이상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곧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오후 4시에서 2시로 앞당겨지고, 공동 서명식 개최가 불확실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제미디어센터에 있던 내외신 취재진은 충격에 빠졌다. 현장에 파견돼 있던 한국 정부 당국자들도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결국 두 정상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는 백악관의 발표가 나오면서 분위기는 급랭했다.두 정상의 평화선언을 기대하던 베트남 측 ‘표정’도 급격히 굳었다. 베트남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으로 국제적인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역사적인 만남을 위해 불편함을 감수했던 베트남 시민들도 실망감을 드러냈다. 전날부터 이날까지 하노이 주요 도로는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동선을 감안해 수시로 교통통제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날 미·북 정상회담을 축하하기 위해 회담 수시간 전부터 메트로폴호텔 앞에 몰려들었던 베트남 시민과 관광객들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