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담판 결렬] 中매체, 신속 보도…"급격한 상황 변화"

사안 민감성 의식한 듯 간략하게 단순 사실 중심 보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의 합의가 무산되자 중국 주요 매체들이 북미 간 핵 담판 결렬 소식을 신속히 타전했다.다만 대부분 중국 매체들은 예상 밖 북미 정상회담 합의 무산의 민감성을 의식한 듯 아직 결렬 원인을 자세히 분석하고 전망을 짚기보다는 간략히 단순 사실을 전하는 데에만 주력하는 모습이다.

관영 신화통신은 28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하노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 결과 양국 정상은 합의문에 서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관영 중앙(CC)TV도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애플리케이션으로 생중계하는 등 관련 상황을 상세히 보도했다.CCTV는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문에 서명하지 못했다고 발표하면서 매우 아쉽다고 밝혔다"면서 "기자회견에서도 김 위원장의 이름을 여러 차례 거론했고, 북한경제는 매우 잠재력이 있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CCTV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핵 담판 결렬에도 한반도 비핵화 과정은 매우 긴 여정이고 미국은 이 여정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점을 언급하며 이번 회담 이후에도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각국의 노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CCTV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언급하면서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도움이 매우 컸다"고 말한 점을 강조했다.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인터넷판에서 '북미 지도자가 예정보다 빨리 하노이 회담을 마무리하고 관련 문건에 서명하지 못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북한이 제재 해제를 원했지만 많은 부분에서 양보하는 것은 미국이 바라는 바가 아니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 발언을 중점적으로 소개했다.

인민일보는 이번 회담 회담이 생산적으로 진행됐으며 향후 북한과 긴밀히 소통하기를 원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역시 비중 있게 다뤘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도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급격한 상황 변화가 있었다"고 보도했다.환구시보는 "회담장에 급격한 변화가 감지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장을 나와 숙소로 돌아가면서부터"라면서 "북미 간 업무 오찬과 합의문 서명식이 취소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펑파이(澎湃)를 비롯한 다른 중국의 주요 매체들은 신화통신과 CCTV 등 핵심 관영매체의 보도를 단순 전재하는 선에서 이번 소식을 전하고 있다.

일부 중국 누리꾼들은 자국 매체들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소식을 불충분하게 다루고 있다면서 불만도 표출하고 있다.'pony***'라는 아이디를 쓰는 누리꾼은 펑파이 사이트의 관련 뉴스에 "뉴스가 짧을수록 사정은 복잡하다"고 꼬집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