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합의문 취소 트럼프 결정, 北과 실무협의는 시간 걸릴 것"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8일(현지시간) 제2차 미북 정상회담이 결렬과 관련해 “합의문에 서명하지 않은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협의에 대해선 “북한과 앞으로 실무협상을 할 수 있지만 당장은 계획이 없다”고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베트남에서 필리핀으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취재진과 만나 “북한과의 다음 실무협상 날짜를 아직 잡지 않았지만 양쪽이 조직을 재편하는 데 시간이 얼마 걸릴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각자는 (조직을) 조금 재편(regroup)해야 할 것”이라며 “하지만 (스티븐) 비건 대북특별대표와 (실무협상)팀은 오래지 않아 모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회담이 결렬된데 대해선 “최종 단계에서 공동성명 서명을 정당화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진전을 이룰 수 있길 희망했는데 그렇지 않았다”면서 “대통령이 그(회담 결렬)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두세달에 걸친 실무협상에서는 두 정상이 만나 또 한 번 ‘큰 스윙’(big swing)을 하길 바라며 많은 빗질을 해서 길을 깨끗이 치웠다”면서 “실제로 그렇게 됐고 진전을 봤지만 기대했던 것만큼 멀리 가지는 못했다”라고 부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에 완전한 핵 신고를 요구했다며 “이번 회담에서도 요구를 했고 앞으로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무 협의 과정에서 미북 연락사무소 개설과 종전선언 등 상응조치에 대해선 큰 틀에서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점도 시사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모든 것을 취소하기보다는 연락사무소 개설과 종전선언처럼 미래 논의의 기초가 될 수 있는 것은 합의할 수 있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우리가 많은 문제에 대해 합의하지 않았다고 가정해선 안 된다”며 “비핵화 달성이 큰 문제가 됐다”고 말했다.

향후 협상에 대해선 낙관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오랜 문제를 해결하는데 진전을 이룰 수 있다고 믿는 근거는 여전히 있다”면서 “그러나 갈 길은 멀고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많다”라고 말했다.

하노이=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