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바이오틱스, 유산균과 달라요!

전예진 기자의 토요약국

식이섬유·프락토올리고당 등 장내 유익균 먹이되는 건기식
유산균 증식 환경 만들어줘
프리바이오틱스 제품이 많아졌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와 이름이 비슷해서 혼동하기 쉬운데요. 둘은 완전히 다른 제품입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유산균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요. 바실루스, 비피더스균 등 장내 유익한 균을 말합니다. 프리바이오틱스는 프로바이오틱스의 먹이가 되는 성분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유산균이 증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역할을 하죠. 식이섬유, 프락토올리고당이 해당됩니다. 식이섬유는 규칙적인 장의 연동 운동을 활발하게 해 원활한 배변 활동을 도와줍니다. 프락토올리고당은 바나나, 양파, 아스파라거스, 우엉, 마늘, 벌꿀, 치커리 뿌리 등과 같은 채소와 버섯, 과일류에 들어 있는 천연 물질인데요. 1983년 일본 메이지제과에서 최초로 프락토올리고당을 상업화했습니다. 국내에서는 1987년 CJ제일제당이 처음으로 개발했습니다. 역사는 오래됐지만 최근 프로바이오틱스 열풍에 힘입어 건강기능식품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프락토올리고당은 식이섬유처럼 위에서 거의 소화되지 않습니다. 극히 소량만 위에서 분해돼 과당과 포도당으로 흡수되고 대부분은 대장에서 장내 균에 의해 발효됩니다. 발효된 뒤에는 단쇄지방산이 생성되는데 이 물질이 장내 환경을 산성화해 산에 견디지 못하는 나쁜 균을 없애줍니다. 연구 결과 프락토올리고당을 섭취한 사람의 대변에서 pH가 감소하고 나쁜 유해균이 줄어들고 유익균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칼슘 흡수를 선택적으로 증진시키는 작용도 합니다. 칼슘 결합 단백질의 합성을 유도해 투과량을 증가시키는 것이 동물시험에서 확인됐습니다. 식품으로 섭취된 칼슘은 주로 십이지장에서 흡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프락토올리고당을 섭취하면 대장을 통한 칼슘 흡수가 늘어나게 됩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효과가 다르고 즉각적인 반응을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프리바이오틱스를 섭취하다 중단하면 바로 장내 균총이 처음 수준으로 돌아간다는 결과도 있습니다. 결국 꾸준히 섭취해야 장내 균총이 변화되고 건강한 장내 생태계가 유지된다는 얘기입니다. 프리바이오틱스는 식이섬유처럼 직접적으로 연동 운동을 촉진하진 못합니다. 장 기능을 개선해주지만 변비 개선에는 효과를 보지 못할 수 있습니다.
많이 먹는다고 해서 더 효과가 좋은 것도 아닙니다. 30g 이상 섭취하면 오히려 속이 더부룩하고 불편한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체중 감량을 위해 프리바이오틱스를 섭취하려면 부원료를 꼼꼼히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체중 감량에 도움을 주는 영양소가 포함돼 있거나 당류 함량이 낮은 프리바이오틱스를 보충제로 선택하면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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