횃불 순회·선언문 전시…행사 줄이어

3·1절 100주년

황현 유품·이육사 친필 원고 등
박물관 등서 각종 사료 선보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대한독립 그날이 오면’ 전시에 걸린 대한민국임시의정원 태극기. /연합뉴스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2일 이후에도 다양한 기념 행사가 이어진다.

정부 측 기념 사업은 대통령 직속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위원회)가 중심이 돼 진행한다. 위원회는 1일부터 다음달 11일(임시정부수립일)까지를 ‘국민통합대축제’ 기간으로 정했다. 42일에 걸쳐 총 2019명의 시민대표가 전국 22개 지역, 100곳에서 당시 만세운동을 기념하며 횃불을 밝힌다. 1일 서울 광화문광장을 출발한 시민대표들이 전국에 있는 독립운동 사적지를 순회하고 마지막 날 서울 같은 곳으로 돌아온다.위원회는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국가기록원과 함께 ‘대한독립 그날이 오면’이란 이름의 전시도 지난달 22일부터 열고 있다. 평범한 민초들이 품었던 독립을 향한 열망을 전시 주제로 잡았다. 기미독립선언서, 1919년 조선총독부 고등법원 판결문, 임시정부가 펴낸 기관지 ‘독립신문’, 신한청년당 기관지인 ‘신한청년’ 창간호, 기독교계 대표 11명이 서명한 ‘대한국 야소교회 대표자 호소문’ 등 자료 200여 점을 전시했다.

대한민국임시의정원 태극기(등록문화재 제395-1호), 박은식이 쓴 역사서《한국독립운동지혈사》, 임시정부 시민증 등도 볼 수 있다. 전시는 오는 9월 15일까지 이어진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조선의 마지막 임금인 고종을 기리는 전시 ‘100년 전, 고종 황제의 국장’을 연다. 고종은 1919년 1월 21일 덕수궁 함녕전에서 승하했다. 승하 직후 일본인이나 친일파에 독살됐다는 이야기가 빠르게 퍼져나갔다. 이는 일제에 억눌려 살아온 민중을 자극해 전국적으로 3·1운동이 확산하는 기폭제가 됐다.이번 전시는 고종의 승하, 국장, 영면이라는 세 가지 주제로 구성된다. 고종의 초상화와 국장 당시 제작된 각종 기록 및 사진, 승하 이후 존호를 올리며 만든 옥보와 옥책 등 15건의 자료를 선보인다. 전시는 오는 31일까지 열린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테마전 ‘황제의 나라에서 국민의 나라로’를 열고 ‘이봉창 의사 선서문’ 진본을 공개한다. 이 선서문은 최근 문화재로 등록 예고됐다. 이 밖에 1899년 대한제국이 자주독립국임을 선언한 문서 ‘대한국국제(大韓國國制)’, 임시정부 환국 기념 선언문 등의 유물을 9월 15일까지 전시한다.

문화재청 주최의 ‘문화재에 깃든 100년 전 그날’도 지난달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개막했다. 1910년 경술국치 직후 절명시(絶命詩)를 쓰고 세상을 떠난 매천 황현의 유품과 저항시인 이육사의 친필 원고, 임시정부 건국강령 초안 등 항일독립유산 56점을 4월 21일까지 전시한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