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터뷰] 너무 많은 가상화폐 거래소…하나로 통합한다면?

가상화폐 거래소 통합 플랫폼 ‘파스텔’
한 화면에서 주요 거래소 동시 이용...비효율성 없앤다
한경닷컴과 인터뷰하는 이동주 부스트 대표(사진=김산하 기자)
“가상화폐(암호화폐) 거래소가 너무 많다 보니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거래소마다 상장되어 있는 코인의 종류도 제각각이고 유동성의 편차도 크죠. 거래소를 하나로 통합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27일 서울 강남구 해시드라운지에서 한경닷컴과 만난 이동주 부스트 대표(사진)의 발언이다. 부스트는 암호화폐 거래소 통합 플랫폼 ‘파스텔(Pastel)’을 개발하고 있는 개발사다.파스텔은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에 올라온 모든 주문들은 물론 각 거래소에 보관되어 있는 자산들까지 한 화면에서 통합해 보여주고 쉽게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

이동주 대표는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 박사·삼성전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출신으로 2015년 삼성전자에서 나온 뒤 옐로익스체인지·옐로디지털마케팅 등 유수 스타트업의 개발 총괄을 거치며 스타트업 분야에서 활약해 온 인물이다.

이 대표는 오는 19일 파스텔의 베타서비스 오픈을 앞두고 매우 분주해 보였다. 그는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클로즈 베타를 진행하며 막바지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개발에 완벽을 기해 인프라 레벨에서 혁신을 가져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암호화폐 거래소 통합 플랫폼(파스텔)은 어떤 장점이 있나

“파스텔은 계정 하나만 있으면 지원하는 모든 거래소를 통합해 관리할 수 있다. 각 거래소에 흩어져 보관되어 있는 나의 자산을 한 눈에 보여주고, 각기 다른 거래소에 올라온 주문들을 하나의 호가창에 표기해 모든 거래소를 통합해주는 효과를 가져다 준다.”
가상화폐 거래소 통합 플랫폼 '파스텔(Pastel)'(사진=파스텔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지원하는 거래소들은 얼마나 되나"전세계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는 대부분 지원한다. 국내의 업비트·빗썸·코인원부터 해외의 바이낸스·후오비·비트렉스 등 총 12개 이상의 거래소를 한 화면에서 이용할 수 있다. 해당 거래소들이 제공하는 모든 코인도 이용이 가능하다. 약 100개 이상의 코인과 400개 이상의 시장을 파스텔에서 이용할 수 있다."

-여러 거래소의 호가창을 하나로 통합하는건 어떤 원리로 가능한가

“API(어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통해 각 거래소에서 발생하는 모든 주문과 데이터들을 취합·재가공해 파스텔만의 호가창을 만들고 이를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방식이다. 제각기 다른 거래소들의 데이터를 모아 '하나의 거래소'를 만들어 준다.이를 달성하기 위해 상당한 개발인력과 자원이 투입됐다. ”-암호화폐 특성 상 변동이 매우 심하거나 순식간에 호가창이 움직이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경우도 딜레이(지연) 없이 처리가 가능한지?

“거래소가 제공하는 API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API상태가 좋은 곳은 해당 거래소를 이용하는 것과 거의 동일한 환경을 제공한다. 반면에 API의 상태가 좋지 못한 곳에는 호가창이 날뛰게 되면 약간의 딜레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부분들을 해결하고 완성도를 더욱 높이기 위해 각 거래소들과 소통하며 지속적인 개선 작업을 하고 있다."

-단순히 거래소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기능만 있나

“알고리즘 거래와 지표 분석 기능 등도 갖추고 있다. 예를 들어 큰 단위로 주문을 내는 경우 시장에 영향을 주면서 사거나 팔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파스텔의 알고리즘을 이용하면 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고 아주 작은 단위로 쪼개서 매매를 진행해 준다.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대부분 '테이커 주문(호가창에 올라온 매물을 바로 구입하는 방식)'과 '메이커 주문(호가창에 매물을 올리고 기다리는 방식)'의 수수료가 다른데 가급적 체결 상황에 맞춰 메이커 주문을 내도록 함으로써 수수료를 최소화 해준다"
한경닷컴과 인터뷰하는 이동주 부스트 대표(사진=김산하 기자)
-해당 기능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나

"예를 들어 알고리즘을 통해 비트코인 100개를 팔아 달라고 주문하면 0.1비트코인씩 쪼개서 장기간에 걸쳐 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고 체결이 되도록 하는 식이다. 실제로 현재 파스텔 이용자들에게 설문조사를 했는데 해당 알고리즘이 꽤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추후에는 가격 상승·하락 등에 대한 시그널을 인식해 이를 바탕으로 트레이딩을 하는 식의 다양한 알고리즘을 만들 예정이다. “

-알고리즘 매매 외 다른 기능도 있나

“암호화폐 관련 소식이나 거래 지표도 통합 제공함으로써 지표를 보고 빠르게 매매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주로 큰 자금을 관리하는데 도움이 되는 기능을 제공한다. 또 펀드를 정리해 주는 기능도 있다. 보통 전통 금융권에서는 운용전략에 따라 다양한 펀드들이 있고 이를 집행 및 관리 해주는 인프라가 존재하는데 아직 암호화폐 쪽엔 없다. 이러한 기능을 넣은 이유다.”

-파스텔의 주 이용자들은 기관투자자들이나 대형투자자들이 될 것 같다. 개인투자자들도 이용이 가능한가

“물론이다. 파스텔은 기본적인 툴(Tool)부터 전문적인 툴까지 제공 하고 있다. 개인도 쓰려면 쉽게 쓸 수 있고 전문가들을 위한 기능도 함께 존재하는 식이다. 다양한 이용자들의 편의성에 중점을 두고 개발해 자신의 성향에 맞춰 여러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한경닷컴과 인터뷰하는 이동주 부스트 대표(사진=김산하 기자)
-정식 서비스는 언제 시작하나

“정식 서비스 출시는 올 2분기 정도로 생각을 하고 있다. 원래는 더 빠르게 할 생각이었지만 거래소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그만큼 베타 테스트기간에 많은 피드백을 받아 개선하는데 힘썼고 완벽을 기하기 위해 노력했다."

-지금은 일반인들도 파스텔을 이용 할 수 있나

"현재는 클로즈 베타테스트 중이다. 오는 3월 19일부터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오픈 베타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 이와 더불어 19일에 해시드라운지에서 론칭 밋업(meet-up)을 열고 파스텔을 활용한 전문 트레이더들의 전략 공유 행사 등을 진행하려 한다"

-앞으로 파스텔을 어떠한 방향으로 이끌어갈 계획인가

“파스텔은 전문 투자자들을 주 이용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금융 지식이 없는 분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 단순히 기술적인 부분의 혁신을 넘어 많은 분들이 건전한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는 ‘장’이 되었으면 한다. 또 파스텔 자체 API도 제공해 능력이 있는 분들이 저희의 API를 활용해 또 다른 좋은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파스텔의 다음 목표는 무엇인지 궁금하다"파스텔은 블록체인 기반 핀테크 금융 인프라를 건전하고 투명하게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지금은 암호’화폐’ 라고 불리고 있지만 추후 증권으로써의 기능성도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그런 부분에서 착안해 암호화폐 뿐 아니라 자산으로써 특성이 있는 것들을 연결해 단순 거래소 통합 시스템을 넘어 차세대 자산 관리 시스템이 되도록 하겠다.”

김산하 한경닷컴 기자 san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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